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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이겨낸 18세 카이세도, 한국 상대로 월드컵 데뷔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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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고 세리머니 하는 카이세도. EPA=연합뉴스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고 세리머니 하는 카이세도. EPA=연합뉴스

"진화하는 선수."

25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첫 승을 거둔 콜롬비아 여자 축구대표팀 마리오 아바디아 코치는 팀의 에이스 린다 카이세도(18·레알 마드리드)를 이렇게 평가했다. 콜롬비아는 이날 호주 시드니의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2-0 완승을 했다.

2005년생 카이세도가 맹활약했다. 전반 30분 페널티킥으로 1-0으로 앞선 콜롬비아는 전반 39분 카이세도의 중거리포 쐐기골로 승리를 굳혔다. '신성'으로 불릴 만한 활약이다. 아바디아 코치는 카이세도를 두고 "훌륭하게 계속 성장 중이다. 매 경기 성장한다"며 "이번에도 자신감을 보여줬다. 선수가 발전하는 순간을 보니까 좋다"고 칭찬했다.

카이세도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15세 때 난소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받고 다시 일어선 스토리로 더 유명하다. 카이세도는 24일 AP통신을 통해 "처음 수술받기 전에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 왜냐하면 다시 축구 선수로 뛰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이세도는 FIFA와 인터뷰에서는 "내 생애 매우 어려운 시기였지만 오히려 어릴 때 그런 병과 싸워 이겨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런 일들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비슷한 병으로 고생하는 팬들로부터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롤 모델"이라는 격려 메시지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14살이던 2019년 콜롬비아 성인 클럽팀에 입단한 카이세도는 올해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옮겼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10경기에 나와 2골을 넣었다. 콜롬비아 성인 대표팀 데뷔도 이른 시점에 했다. 그는 2019년부터 성인 대표팀에서 뛰었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 넣은 골은 자신의 A매치(국가대항전) 6번째 득점이다. 지난해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4골을 넣어 득점 공동 1위, 실버볼(최우수 선수 2위)을 받았다. 지난해 여자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에서는 콜롬비아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최우수 선수)을 수상했다. 콜롬비아 해설자 발렌티나 페냐 오로스코는 "카이세도는 모두의 희망이고, 콜롬비아 여자 축구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카이세도는 이날 "사실 내가 그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냥 이번 월드컵을 즐기러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어린지 안다. 그래서 압박감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 국가대표 선수로 뛰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다. 겸손한 자세로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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