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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좨송해요, 만이 드릴개요"…분식집 리뷰에 노부부 답글 '먹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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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노부부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혹평 후기가 이어지자 서툰 사과 댓글을 남긴 사연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배달앱에 남겨진 고객의 분식집 후기와 분식집 주인이 남긴 답글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객 평점 3.4점으로 낮은 편인 이 분식집에 일부 고객은 여러 건의 혹평을 남겼다.

5개월 전 오이 냉국수와 김밥, 청국장 등을 주문한 한 고객은 별점 5점 만점에 1점을 주면서 “분명히 오이를 빼 달랬는데, 넣을 수 있는 곳은 다 넣어 놨다. 요청사항 좀 읽어 달라”며 화가 난 듯 후기를 적었다.

이에 사장은 “너무 너무 좨송합니다(죄송합니다). 너무 큰 실수를 햇내요(했네요). 앞으로는 조심 또 조심하갯습니다(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비슷한 시기에 잔치국수와 김밥을 주문한 또 다른 고객은 역시 별점 5점 만점에 1점을 남기면서 “ㅜㅜ휴 ㅜㅜ”라고 후기를 썼다.

이에 대해 사장은 또 “너무 좨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머가 마음에 안드셧요(뭐가 마음에 안 드셨어요)”라고 사과했다. 사장은 “새로 살마드렷어야 돼는데(새로 삶아 드렸어야 하는데) 기사분이 언재(언제) 오실지 모르니 재송해요(죄송해요). 다음옌(다음엔) 조금 느저도(조금 늦어도) 새로 살마드릴개요(새로 삶아 드릴게요)”라고 썼다.

사장은 키보드로 글을 입력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듯 혹평을 남긴 고객들의 글에 한결같이 맞춤법에 어긋난 서툰 답글을 남겼다. 하지만 답글을 모두 정성껏 장문으로 작성한 데다, ‘죄송하다’, ‘미안하다’, ‘실수했다’라고 거듭 사과하면서 고객의 기분을 맞춰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분식집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달앱에서 사장 부부가 노부부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서울 노량진에 있는 이 분식집은 “노부부가 운영하니 속도가 느리더라도 기다려 달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유명한 음식점이라고 한다.

사연이 최근 뒤늦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목을 받자, 네티즌들은 “연세가 많으신 듯한 사장님이 혹평 후기마다 사죄를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 “마음이 먹먹하다”,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너무 다그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줄 모르고 그런 것 같다. ‘다음엔 신경 써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부드럽게 리뷰를 남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이 분식집 배달앱 후기란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이 주문한 뒤 훈훈한 후기를 남기고 있는 것. 평균 별점도 몇 달 전과 달리 4.8점으로 높아져 있었다.

이 네티즌들은 “집에서 엄마가 해 주신 볶음밥 맛이 나서 행복하게 한 끼 먹었다. 다음에 또 시켜먹겠다”, “이모네 집에 놀러 가서 양껏 먹는 기분이다. 맛있게 잘 먹었다”는 등의 후기를 남겼다.

사장은 여전히 서툰 글솜씨지만, 이번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대신 ‘감사합니다’라는 감사의 답글을 연신 남기고 있었다.

사장은 고객들의 훈훈한 후기에 “모든분들이리뷰를너무잘올려주셔가지고(모든 분들이 리뷰를 너무 잘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조금실수가있더라도잘봐주새요(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잘 봐주세요). 그럼다음에또봐요(그럼 다음에 또 봐요)”, “감사하고 고맙음니다(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요새우울한대조은리뷰감사하고(요새 우울한데 좋은 리뷰 감사하고) 앞으로도 맛있개해드릴개요(맛있게 해 드릴게요). 양도만이드리고요(양도 많이 드리고요)”라는 등의 댓글을 잇달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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