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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내 잠 못 드는 사람, 사망위험 2배 높아…10~20분 적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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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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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수면 잠복기)이 습관적으로 긴 사람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의대 인간게놈연구소 신철 교수 연구팀은 18년 동안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40~69세 3757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시행한 결과, '수면 잠복기'와 사망 위험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5일 밝혔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시간 경과에 따른 특정 집단의 질병이나 사망 양상을 보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16∼30분을 기준으로 지난 한 달 동안 30분 이내에 잠이 들지 못한 경우가 1~2번인 '간헐적 지연 그룹'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60분 이내에 잠들지 못하거나 일주일에 세 번 이상 30분 이내에 잠들지 못한 '습관적 지연 그룹'으로 연구 참가자들을 분류해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이 결과 인구통계학적 특성, 신체적 특성, 생활 습관, 만성질환 등의 변수를 모두 보정했을 때 간헐적 지연 그룹은 1.33배, 습관적 지연 그룹의 사망 위험은 2.22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습관적 지연 그룹의 경우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같은 비교 조건에서 2.74배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수면 잠복기가 길어지는 원인으로 불면증, 우울증, 약물 복용 등을 추정했다. 이에 따라 과각성 반응, 스트레스 반응의 만성화, 염증 반등 등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데 야기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면 잠복기 연장이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리듬 조절 생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결핍을 불러 암 사망 위험을 높이는 데 잠재적인 요인이 됐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국내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를 통해 수면 잠복기와 사망률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성인의 경우 통상 10~20분인 수면 잠복기가 습관적으로 늦어지면 수면 주기를 충분히 완료하지 못함으로써 만성적인 수면 장애는 물론 사망과 암 위험도 높일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랜싯이 발행하는 학술지 '건강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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