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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특수’ 끝난 스레드 주춤…파랑새 지운 트위터의 반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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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개업 특수’는 2주 만에 끝난 걸까. 출시 5일(103시간)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넘긴 소셜미디어(SNS) 스레드가 떠나는 이용자를 붙잡지 못해 속앓이하고 있다. 위기를 모면한 트위터는 17년간 쓰던 파랑새 로고를 떼고 알파벳 ‘엑스(X)’ 로고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자료를 인용해 스레드의 전 세계 일일 활성사용자수(DAU)가 1300만 명으로 2주 만에 70.45% 줄었다고 보도했다. 스레드의 DAU는 출시 직후인 7일 최고치(4400만명)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했다. 이용자가 스레드 앱에서 머무는 시간도 하루 평균 4분으로 정점(19분) 때 비해 79% 감소했다.

반면 트위터는 스레드 출시 이후에도 이용자 수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센서타워는 트위터의 DAU가 2억 명,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30분으로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회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한 대결에서 머스크 CEO가 체면을 세울 기회를 잡았다. 로고까지 바꾸며 기회를 마련한 트위터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트위터 측은 스레드 출시 직후, 저커버그 CEO에게 서한을 보내 메타에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레드의 공세를 막아낸 머스크는 트위터의 로고를 X로 교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중국의 위챗처럼 메시징, 상품 구매 등 많은 기능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수퍼 앱’을 만들겠다며 트위터의 사명을 X로 바꿨다. 머스크가 설립한 플랫폼 업체 X가 트위터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을 취했다.

23일엔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의 기존 브랜드, 나아가 모든 새에게 작별을 고한다”며 로고 교체를 예고했다. 이어 “앞으로는 ‘X.com’ 주소를 통해 트위터로 접속하게 될 것”이라며 임시 로고를 곧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CEO도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가 우리의 소통 방식을 바꾼 것처럼 이제 X가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적었다.

전문가는 스레드가 전형적인 SNS와 차별화를 꾀하다 기존 이용자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셜 미디어 전문가인 리차드 한나 미 뱁슨컬리지 교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용자는 다른 앱에서 가능한 기능이 스레드에서도 구현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스레드는 트위터 등 기존 SNS와 달리 해시태그, 다이렉트 메시지(DM),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 검색 기능이 없다. 게시물 수정 기능도 없기 때문에 내용을 고치려면 삭제 후 다시 올려야 한다. 탈퇴하려면 인스타그램도 같이 탈퇴해야 하는 것도 단점. 인스타그램만 쓰고 싶다면 스레드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비활성화해야 한다.

메타는 우선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스레드 앱의 안정화에 집중하며 기본 기능을 하나씩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첫 업데이트에선 자신을 팔로우(follow)하는 사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팔로우 탭과 외국어 텍스트 번역 기능을 추가했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초기 성장세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수천만 명이 스레드를 방문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스레드는 순조롭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시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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