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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정화 고래로봇·기억재생칩, 미래 바꿀 연구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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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나는 미래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김재수 원장. [중앙포토]

‘나는 미래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김재수 원장. [중앙포토]

2060년 기후위기로 지구의 터전이 줄어들자 인류는 해저로 이사 계획을 세운다. 과학자들은 ‘고래 로봇’을 타고 먼바다와 심해의 환경을 탐사하고, 사람들이 살아갈 해저기지 터전을 닦는다.

이 공상과학(SF) 소설 같은 이야기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아이디어 공모 진행 중인 프로젝트 ‘나는 미래다’의 최종 후보에 오른 시나리오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24일 “KISTI는 국가 수퍼컴퓨터를 운영하는 유일한 데이터 중심 연구기관”이라며 “그간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문제를 해결할 세계 첫 연구개발(R&D)에 도전하자는 취지에서 아이디어 오디션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개원 60주년을 맞은 KISTI는 미래 세상을 바꿀 도전적 연구 아이템 발굴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대국민 아이디어를 모집했다. 모두 550여 편의 후보작이 응모해 ‘AI 고래 로봇을 활용한 폐수 정화’와 ‘치매 환자 기억재생 브레인 칩’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내달 8일 대전 유성구 드림아레나에서 열리는 대국민 발표회에서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최종 우승작을 가린다.

김 원장은 “향후 주역이 될 어린이들에게 ‘어떤 미래에 살고 싶으냐’고 묻는 게 시작이었다. 미래 세대가 현세대에게 낸 숙제를 R&D 연구로 풀어보자는 구상”이라며 “그림일기 형식으로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배제하고 ‘40년 뒤 꼭 필요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추려냈다”고 설명했다.

최종 우승작이 선정되면 전 세계 전문가 집단과 머리를 맞대고 꿈을 현실화하는 프로젝트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40년 뒤 미래 세계에선 한 가지 과학기술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더라.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나가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건 데이터의 힘이다. 데이터와 수퍼컴퓨터 인프라를 활용하면 미래를 예측하는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면서 “40년 뒤 실제 목표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적으로 R&D 역량을 쌓아나가는 등 부수적 이득도 클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를 열심히 했어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성실 실패’라고 하는데,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 풍토가 확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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