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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초동대처 부실' 논란 경찰...핵심 의문엔 "수사중" 답변

중앙일보

입력

국무조정실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경찰의 초동 대응 부실 논란에 휩싸인 경찰관 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가운데 충북경찰청이 2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충북경찰은 사고 당일 오송파출소 순찰차의 행적에 대한 의문에 ‘수사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 16일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된 경찰 초동대응...핵심 의혹은 

23일 국무조정실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의혹의 핵심은 경찰이 사고 당일 오전 7시 58분 ‘궁평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 ‘미호천교가 넘치려고 한다’ ‘오송 주민들 대피시켜야 할 거 같다’ 등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한 뒤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로 왜 출동하지 않았는지다.

신고를 접수한 흥덕경찰서 112상황실은 ‘코드2’로 판단하고 순찰차에 오송 궁평2지하차도로 출동하라는 지령을 내렸으나 순찰차는 현장에 가지 않았다. 당시 순찰차는 비슷한 시각에 접수된 ‘사람이 쓰러져 있다’ ‘차량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등의 신고를 처리한 뒤 강물에 침수된 궁평1교차로에서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23일 오후 충북경찰청에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한 브리핑이 이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23일 오후 충북경찰청에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한 브리핑이 이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찰, "(신고 때) 궁평2지하차도 언급 안돼" 

이와 관련,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7시4분과 58분에 접수된 112신고와 다른 신고에서도 ‘궁평2지하차도’라는 말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며 “사고를 전후해서 40여 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파출소 순찰차 역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라 공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궁평2지하차도를 특정한 건 아니지만 (상황실에서) 위치를 미호천교와 가까운 궁평2지하차도로 찍은 건 맞다”고 덧붙였다. 반면, 순찰차 근무자였던 경찰관 2명은 국조실 조사에서 “112상황실에서 지령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흥덕서 상황실, 순찰차 안 왔는데 '종결'처리 

그런데 흥덕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접수 10여분 만에 해당 신고를 ‘도착 종결’ 처리했다.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종결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앞서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당시 순찰차 태블릿PC가 작동되지 않아 오송 2지하차도로 가라는 지령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충북경찰청은 검찰 수사를 이유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충북경찰청은 “사건 당일 현장에서 경찰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거나 출동하지 않았다는 국민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이런 (긴급 브리핑)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어려운 환경 속 최대한 임무수행" 

실제 이날 브리핑은 지난 15일 오전 7시4분부터 9시1분까지 오송파출소 순찰차가 오송읍 쌍청리 회전교차로, 궁평1교차로 등지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주민을 대피시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경찰은 당시 무전 녹취록과 오송파출소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 등을 공개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오송파출소 순찰차는 미호강 주변에서 침수도로 교통 통제와 주민 피난 조치 등 집중호우에 따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대한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국조실 "폭우 피해 당시 경찰 중대 과오 발견"

앞서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궁평2지하차도로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당시 경찰이 궁평지하차도를 긴급하게 통제해달라는 112신고를 받고도 미흡하게 대처, 대형 참사를 초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국조실은 지난 21일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112 신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중대한 과오가 발견됐다. 사고 발생 이후 경찰의 대응 상황 파악 과정에서 총리실에 허위 보고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조실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경찰관 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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