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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도 못 버틴 급류…해병 왜 구명조끼 안 입혔냐" 정치권도 질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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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수해 현장에서 사망한 해병대 장병과 수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수해 현장에서 사망한 해병대 장병과 수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해병대 병사가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것과 관련 정치권 인사들의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해병대 장병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과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열하는 부모님의 절규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며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숙연하고 정중한 마음으로 기리고 최대한의 예우를 하도록 해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당국은 수색 구조와 피해 복구 과정에서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안전 조치를 하여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외동 아들을 잃고 오열하는 어머니의 비통한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수색 현장에 해병들을 투입하면서 왜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느냐"며 "순직한 해병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수해 활동 중 순직한 해병대원을 위해 소속 현역 의원의 추모 성금을 모을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20대 해병대원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깊은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 분들과 전우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또 다시 반복된 인재(人災)"라며 "고인은 장갑차도 1시간을 못 버틴 급류 속에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은 채 작업에 투입됐다고 한다. 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인 아니냐는 유가족 분들의 애끊는 절규와 허망함에 주저 앉아버린 동료 전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진다"며 "안전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디 더 이상의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고 했다.

지난 18일 예천 지역 수해 현장에 투입된 채모(20) 일병은 전날 오전 9시 10분쯤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을 이어갔다. 채 일병과 동료 대원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갑자기 물속 발아래 지반이 꺼지면서 급류에 휩쓸렸다.

동료 2명은 헤엄을 쳐 빠져나왔으나 채 일병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고 실종 14시간 만인 전날 오후 11시 8분쯤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발견돼 해군포항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의료진에 의해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병대 측은 당시 수색에 나선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병대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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