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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정애 "물관리 일원화, 6년전 홍준표 공약…떠넘기지 마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여당이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 피해의 원인을 두고 '물관리 일원화'(정부조직법 개정안)를 겨냥하자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냈던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의 책임 회피다. 떠넘기지 마라"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록 기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록 기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환경부를 향해 “(수자원 관리를) 환경부가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국토부로 다시 넘겨라”고 질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19일 “문재인 정부 시절 물관리 일원화 정치를 한다며 국토부, 환경부, 농림부로 나눠진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다”며 “그 당시에도 환경부가 물 관리 업무 전반을 담당할 역량과 경험이 되는지에 대한 많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며 그 의문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스팟인터뷰]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마지막 환경부 장관을 지낸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안을 정쟁화시켜서 난국을 넘어가 보겠다는 것”이라며 “환경부는 책임을 다 했다. 대통령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의 공약집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환경부로의 ‘물 관리 일원화’ 법안은 당시 여야의 공통공약이었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선 ‘물 관리 일원화로 집중호우 관리 능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물 관리 일원화는 19대 대선 당시 한국당 공약이었다. 당시 중앙선대위 국민안전대책위원장이었던 이만희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지금 수량은 국토부, 수질은 환경부로 나뉘어져 있다. 우리 당에선 앞으로 수질 생태 전문기관인 환경부로 하여금 물 관리에 대해선 일원화하는 역할 조정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와서 이 얘길 꺼낸 건 논란을 논란으로 피해가려는 의도다.”
미호강 같은 하천의 관리 주체는 어디인가.
“일부 국가하천을 제외한 하천의 관리는 (환경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위임돼 있다. 미호강(국가하천)도 충청북도와 청주시에 관리를 위임했다. 일원화법 이전 국토부도 똑같이 지자체에 위임했다. 국토부에서 물 관리를 담당하던 분들이 그대로 일원화 이후 환경부로 넘어왔다. 오히려 지난해초 환경부는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대상(하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정권이 바뀌고 입장이 바뀐 걸로 안다.”
미호강 임시제방 허가는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내줬다.
“금강유역청이 허가해주면, 허가대로 공사가 제대로 됐는지는 국토부 산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관리할 책임이 있다.”
수자원을 관리하는 환경부의 안전 책임은 뭔가.
“이번 사안에서 환경부 산하 금강홍수통제소는 여러 차례 경보 발령을 냈다. 청주시와 충북도가 아무런 조치를 안 한 것이다.”

앞서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미호강을 포함한 67개 국가하천은 지방에 관리를 위임한 상태”라며 “미호강의 (관리) 비용은 중앙정부가 부담하지만, 하천의 유지·보수는 충청북도에 위임된 상황”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관리 책임은 온전히 지자체의 몫인가.
“금강홍수통제소에서 경보 발령을 하면 지자체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까지 올라간다. 그러면 우리가 컨트롤타워라고 부르는 대통령실에 보고가 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실은 대체 무슨 조치를 했나. 이걸 따져 물어야 한다.”
보고가 의무인가.
“경보 발령이 됐으면 지자체에서 조치를 취했는지 빨리 확인하는 게 컨트롤타워 업무 아닌가. 보고를 못 받았다면 그건 더 문제다.”
여당에선 수자원 관리책임을 다시 국토부로 재이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논점 이탈이다. 미호강 범람과 물 관리 일원화는 아무 상관이 없다. 대통령실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려고 성동격서(聲東擊西)로 내놓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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