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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낮잠 7시간 쿨쿨…쌍둥이 태어난 뒤, 부쩍 피곤한 이유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 최선을 기자

“어젯밤 너무 떨려서 잠도 안 왔어요.”

역대급 경쟁률을 뚫고 ‘푸바오’의 일일 매니저가 된 김현준(27)씨는 지난 11일 푸바오의 생일 선물을 만들며 이렇게 말했다. 푸바오는 최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자이언트 판다다.

이날은 에버랜드 내 판다월드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경쟁률 4540대 1을 뚫은 푸바오 팬 3명이 일일 매니저 체험에 나선 것. 초록색 티셔츠와 갈색 바지로 사육사 복장을 갖추고, 일반 관람객은 출입 금지인 실외 방사장에 직접 들어가 대나무 먹이를 세팅했다. 대나무 줄기와 풍성한 이파리, 갓 나온 이파리 등 3가지 중 어떤 먹이를 ‘러바오(푸바오 아빠)’가 가장 좋아할지 골똘히 고민하며 골랐다.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 매니저 당첨자들이 사육사와 함께 실외 방사장에서 러바오의 먹이를 세팅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 매니저 당첨자들이 사육사와 함께 실외 방사장에서 러바오의 먹이를 세팅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 매니저 당첨자들이 강철원(왼쪽) 사육사와 함께 푸바오에게 줄 생일 선물을 만들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 매니저 당첨자들이 강철원(왼쪽) 사육사와 함께 푸바오에게 줄 생일 선물을 만들고 있다. 최선을 기자

오는 20일 세 살 생일을 맞는 푸바오를 위해 선물도 만들었다. 대나무를 사포질한 다음 긴 줄에 끼워 만든 놀이기구다.

1만3621명 몰린 푸바오 매니저 알바

이날 이벤트는 당근마켓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소개하고 연결하는 ‘당근알바’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으로, 단 3명을 뽑는 데 1만3621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알바와 에버랜드가 ‘이색 일자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협업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릴 때 테마파크에서 일하고픈 꿈이 있었는데, 이번에 꼭 당첨되고 싶어 ‘자소서(자기소개서)’ 2000자를 꽉 채워 썼다”고 말했다. 그는 ‘푸바오’가 적힌 플래카드도 만들어 와 사육사들을 놀래켰다. 오은진(여·32)씨는 “강철원 사육사님을 직접 봬서 신기하고 마치 연예인을 본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 매니저 당첨자들이 사육사와 함께 러바오에게 줄 대나무를 고르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 매니저 당첨자들이 사육사와 함께 러바오에게 줄 대나무를 고르고 있다. 최선을 기자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 아쉬움도 표했다. “푸바오가 떠난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다 난다”는 공현지(여·22)씨는 사육사에게 반환 시기를 묻기도 했다. 김희경(여·25) 사육사는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생각보다 많으니 자주 보러 오면 좋겠다”고 답했다.

“연차 내고 왔다…자는 모습만 봐도 힐링”

2020년 7월 국내에서 처음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는 ‘용인 푸씨’ ‘푸공주’ ‘뚠빵이’ 등 다양한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이날도 장맛비가 쏟아졌지만 판다월드는 오전부터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푸바오를 보러 ‘오픈런’을 한 남모(38)씨는 “연차를 내고 왔는데 놀이기구 타기가 아닌 푸바오 보러 왔다”며 “(푸바오가) 잠자는 뒷모습만 봐도 힐링 된다”며 웃었다.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나무 위에서 쿨쿨 자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나무 위에서 쿨쿨 자고 있다. 최선을 기자

판다의 일과는 ‘먹고, 자고, 자고’의 반복이다. 푸바오는 보통 판다월드 개장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 방사장으로 출근(?)한다. 이날도 10분쯤 경남 하동에서 온 ‘설죽’ 대나무를 먹어치운 뒤 느티나무 위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이 나무는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가 좋아하던 나무여서 사육사들은 ‘엄마 나무’라고 부른다.

판다에게 나무는 침대와 같고, 나무 타기는 일종의 숙명이다.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편안하게 휴식하기 위해 나무를 탄다. 푸바오는 이날 3시간 30분가량을 엄마 나무 위에서 내리 잠만 잤다. 보통 정오쯤 되면 배가 고파서 일어나는데, 요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만보(잠을 많이 자는 포켓몬 캐릭터)’가 됐다.

오후 1시 40분쯤 강철원 사육사가 대나무를 가져와 냄새를 맡게 하고, 당근을 손에 쥐여 주며 깨웠다. 그제야 느릿느릿 일어난 푸바오는 대나무 ‘먹방(먹는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푸바오가 판다월드 오픈 후 자지 않고 움직인 시간은 총 1시간 20여 분에 불과했다. 엄마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도 않았다. 며칠 전엔 7시간 내내 잠만 잤다고 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푸바오, 동생들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

에버랜드는 최근 며칠간 푸바오의 수면 패턴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아이바오가 쌍둥이 동생을 출산하면서다. 밤중에도 동물사 주변에 사람들이 오가고, 새끼 판다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탓에 잠을 설쳐 낮에 자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푸바오 입장에선 난생 처음(?) 겪는 변화였을 터.

강 사육사는 호기심이 많은 푸바오가 동생이 태어난 걸 알고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태어나던 날엔 우렁찬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 자다가 깼다고 한다. 푸바오 방에서 아이바오가 있는 곳이 보이진 않지만, 소리가 들리는 쪽을 쳐다보고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며 냄새를 맡아보려 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처음엔 동생들 소리에 놀라 잠을 설쳤으나 최근엔 푸바오도 익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당근을 먹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당근을 먹고 있다. 최선을 기자

인기 비결은 귀여움·관계성

푸바오의 인기 비결은 귀여움이다. 특히 올해 들어 유튜브에서 ‘푸고리즘(푸바오+알고리즘)’을 타고 랜덤으로 뜨는 영상 때문에 ‘입덕(어떤 분야에 푹 빠지는 것)’했다는 사람이 많다. 푸바오가 강 사육사에게 팔짱을 끼며 애교부리는 영상은 조회 수 1800만 회를 넘겼다.

푸바오가 내년이면 중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에 직접 판다월드를 찾는 관람객도 늘었다. 한 번이라도 더 푸바오를 눈에 담기 위해서다. 지난달 이후 판다월드 입장객은 어린이날 성수기인 올 5월 첫째 주 대비해 2배 증가했다.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와 협약에 따라 푸바오는 만 4세가 되는 내년 7월 이전에 짝을 찾기 위해 중국으로 가야 한다. 반환 협상은 다음 달 시작될 전망이다.

팬들은 벌써 푸바오의 ‘미래 남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푸바오 할부지’로 불리는 강 사육사에게 ‘손주사위’의 조건을 물었더니 “우리 사육사들처럼 푸바오를 예뻐해 줄 남편이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엄마인 아이바오가 첫 번째 육아임에도 푸바오를 정말 잘 키웠다”며 “아이바오에게 잘 배웠기 때문에 푸바오 역시 좋은 엄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직접 키운 당근 먹이고, 유채꽃 심어줘

강 사육사도 ‘강바오’로 불리며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판다 가족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사육사들에게 감동해 푸바오가 더 좋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사육사들은 생후 100일이나 생일, 1000일 등 특별한 날마다 이벤트를 연다.

강 사육사의 경우 3년 전부터 주말농장을 해 판다들이 좋아하는 당근을 직접 키워 제공한다.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중국에서 지내던 곳에 유채꽃이 많이 피어 있어 판다가 이 꽃을 좋아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봄마다 유채꽃을 심어주기도 한다.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관람객들이 푸바오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11일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관람객들이 푸바오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쌍둥이 탄생으로 사육사 채용 검토

에버랜드는 판다 가족을 위해 경남 하동에서 주 2~3회 당일 채취한 신선한 대나무를 냉장 차량으로 나른다. 마리당 하루 50㎏의 대나무를 들여오는데, 실제로 섭취하는 건 마리당 15㎏ 정도다. 판다들이 대나무 냄새를 맡은 뒤 먹고 싶지 않으면 버려버리기 때문이다. 대나무 공급에만 연간 1억원 이상이 드는데, 이는 코끼리와 비교했을 때 두 배가량 많은 것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판다들의 건강과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더위를 싫어하는 판다를 위해 표면 온도가 영하 5도 내외를 유지하는 인공 얼음 바위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푸바오 반환에 대해서는 “짝을 찾아야 하는 판다의 관점에서 봤을 때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는 것이 종 보전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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