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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서 실종자 시신 3구 수습…극한 호우 사망자 44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집중호우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시신 3구가 잇따라 발견됐다. 산사태로 매몰되거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나머지 5명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한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진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현장은 배수시설 정비 등 막바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과실 여부를 밝힐 국무조정실 감찰도 진행 중이다.

18일 오전 경북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한천 인근에서 해병대원과 119구급대가 발견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북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한천 인근에서 해병대원과 119구급대가 발견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4명(경북 22명, 충북 17명, 충남 4명, 세종 1명)이다. 부상자는 직전 집계와 같은 35명이다.

사망자 중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한천에서 발견된 김모(68‧여)씨가 포함됐다. 이어 낮 12시3분쯤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에서 강모(77‧여)씨를 경찰 수색견이 발견했다. 오후 3시35분쯤 예천군 효자면 백성리에선 119특수구조단이 장모(69)씨를 찾았다. 장씨는 과거 방송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한 인물로 알려졌다.

경북에서 실종된 3명이 발견됨에 따라 전국 실종자는 오후 5시 기준 6명(경북 5명‧부산 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정천 인근에서 사라진 60대 여성 A씨는 일주일 넘게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남 영안군 학산면에선 전날 오후 9시50분쯤 실종 신고가 접수된 B씨가 약 40여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중대본 인명피해 현황에선 제외됐는데, 경찰은 B씨가 호우로 인해 피해를 본 게 아닌 실족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수색 현장에 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수색 현장에 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피해 집 돌아가지 못한 5685명

이번 호우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은 전국 15개 시·도 102개 시·군·구의 3796가구(5685명)다. 총 8584가구(1만3459명)가 일시 대피했다. 경북(1771명)‧경남(948명)‧충남(737명)‧충북(409명) 등 전국 곳곳에서 이재민이 발생했다. 2514가구(3888명)은 학교나 마을회관, 민간숙박‧공공시설 등에 임시로 거처를 마련했다.

공공시설(912건)‧사유시설(574건) 피해는 전날보다 200~300건 가까이 늘었다. 공공시설에선 상하수도가 파손된 게 17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천제방이 유실된 게 159건, 도로 사면이 유실되거나 무너진 게 157건 등으로 조사됐다. 충남(22건)‧경북(22건)‧전남(4건)의 문화재도 수난을 겪었다. 274채의 주택이 침수됐고, 46채는 파손됐으며 차량 60대가 물에 잠겼다. 소‧돼지‧닭 등 가축 약 69만3000마리도 폐사됐다.

전국 곳곳 도로도 통제되고 있다. 충북 47곳, 경기 37곳, 경북 32곳, 충남 17곳 등 도로 187곳이 통제 중이다. 고속열차인 KTX는 전 구간이 운행 중이지만, 안전을 위해 호남‧강릉‧경부 3개 노선은 서행하고 있다. 일반열차 13개 노선 중에선 대구‧동해선 2개 노선만이 운행 중이고, 나머지 11개 노선은 운행을 중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이른 시일 내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오후 5시 기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충북 남부와 전라 동부·제주도는 시간당 30~60㎜의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날 경북 예천 산사태 현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정부의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했다. 또 자치단체·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에 총력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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