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동'까지 쓴 신인왕 경쟁, 추격하는 두 호랑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화 우완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 우완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문동'까지는 썼다. 하지만 아직은 두 호랑이가 쫓고 있다.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이 흥미로운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전반기를 마친 현재, 신인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선수는 단연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0)다. 프로 2년차 우완 문동주는 지난해 1군 무대를 밟았으나, 30이닝을 넘기지 않아 신인왕 자격을 갖고 있다.

문동주는 성적과 퍼포먼스 모두 뛰어났다.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6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는 1.92(스탯티즈 기준)로 신인왕 후보 중 1위다. 프로야구 국내 투수 중 최초로 시속 160㎞ 벽을 넘어섰다. 성실하고, 인성도 뛰어나 구단 관계자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화 우완투수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 우완투수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다만 최원호 한화 감독은 투구이닝 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문동주는 이미 83이닝을 던졌고, 8월 말까지 7경기 정도에 내보내 120이닝 이하로 소화하게 할 계획이다. 만약 10승을 채운다면 사실상 신인왕이 확정적이다. 한화 선수로는 류현진(2006년)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문동주의 대항마는 KIA 타이거즈 윤영철(19)과 최지민(20)이다. 좌완 윤영철은 14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신인왕 후보 중 문동주 다음으로 많은 승리를 따냈고, 투구이닝(68과 3분의 1이닝)도 2위다. 구속은 시속 140㎞ 언저리지만, 숨김 동작과 빠른 공 회전수가 좋아 단점을 상쇄한다. 변화구 구사 능력은 신인 선수같지 않다.

KIA 신인 투수 윤영철. 연합뉴스

KIA 신인 투수 윤영철. 연합뉴스

시즌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하던 윤영철은 6월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지난 5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2실점 승리를 따냈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선 구원투수로 나와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챙겼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멘털'이 좋아 빠르게 자기 페이스를 되찾았다. 윤영철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순수 신인'이라 성적이 비슷할 경우 '표심'을 얻을 수 있다.

구원투수 중에선 최지민이 압도적이다. 2년차 왼손투수 최지민은 올해 구속을 시속 150㎞대로 높이면서 기량이 급상승했다. 37경기에 나와 3승 2패 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70을 찍었다. 스리쿼터 유형이라 좌타자 입장에선 굉장히 까다롭다. 고교 시절부터 뛰어났던 제구력도 여전하다.

마무리 정해영이 자리를 비운 동안엔 소방수 역할까지 훌륭히 해냈다. 1이닝 이상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능력도 탁월해 임기영과 함께 KIA 불펜을 지탱했다. 구원투수로선 꽤 많은 42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WAR은 문동주 다음으로 높은 1.80을 기록했다. KIA는 2021년 투수 이의리가 신인왕에 올랐다.

KIA 좌완 최지민. 사진 KIA 타이거즈

KIA 좌완 최지민. 사진 KIA 타이거즈

박명근(LG 트윈스), 김동주(두산 베어스), 이용준(NC, 이상 투수), 김민석,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이상 외야수)도 후보다. 그러나 문동주와 격차가 큰 편이라 뒤집기는 쉽지 않다.

변수는 아시안게임이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엔 KBO리그를 중단하지 않는다. 문동주와 최지민은 아시안게임 기간 등판이 불가능하다. 다만 좋은 성적을 낸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02년엔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로 나섰던 조용준(현대)과 김진우(KIA)의 성적이 엇갈렸고, 호투를 펼친 조용준이 신인왕에 올랐다.

팀 성적도 무시할 수 없다. 한화나 KIA의 5강 진입 여부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19년 LG는 정규시즌 4위로 가을 야구를 했고, KIA는 7위에 머물렀다. 고졸 신인인데다 성적 프리미엄까지 얻은 LG 정우영이 KIA 이창진과 전상현을 제치고 신인상을 받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