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복원 위해 여야는 대화, 대통령은 국회 존중을” 11인 원로회 발족

정계 원로 11명이 여야 협치를 복원하자는 데 뜻을 모아 17일 ‘3월회’를 출범시켰다. 이날 출범 조찬 모임에 참석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강창희 전 국회의장, 국민의힘 신영균·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헌정회장, 김원기·김형오·문희상 전 국회의장(왼쪽부터). [연합뉴스]

양극단으로 치닫는 정치를 바로잡기 위한 여야 원로 11인 모임이 공식 발족했다. 제75주년 제헌절인 17일 서울 중구 호텔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신영균(95)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권노갑(93)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정대철(79) 대한민국헌정회장, 김원기(86)·김형오(76)·강창희(77)·정세균(73)·문희상(78) 전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임채정(82)·박희태(85)·정의화(75) 전 의장도 회원이지만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오전 8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모임 후 여당 간사인 김형오 전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모임에서 ‘우리는 한국 정치의 복원을 강력히 염원한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했다. 또 정치 복원을 위해서는 여야 간 대화가 최우선이라는 점과 대통령께서도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정치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국회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이런 논의의 의미를 여야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야당 간사인 문희상 전 의장도 모임이 구성된 계기를 “첫째도 통합, 둘째도 통합, 셋째도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원로들은 일회성 모임으로 그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협치 복원을 논의하자는 의미에서 모임의 공식 이름을 ‘3월회’로 정했다. 매월 셋째 주 월요일에 모인다는 의미다. 3월회 관계자는 “후배 정치인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모여 정치 복원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첫 상견례인 만큼 현안에 대한 말은 많이 나오진 않았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윤석열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도 오갔냐’는 질문에 “오늘은 나오지 않았다. (그간) 윤석열 정부에 건의를 많이 했다. 여야 간 정치가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만 말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와 같은 정치 실종 상황은 큰 문제”라며 “3월회가 정치권 원로 모임으로서 (각종 현안에) 충고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정치 실종의 원인으로 ▶민주주의 기본원칙 상실 ▶과도한 힘의 논리 작용 ▶제왕적 대통령제를 꼽으며 “대통령이 야당과 만나 서로 경청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