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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류 앞두고 전방위 어민 설득 나서.."7300억원 기금 준비"

중앙일보

입력

올여름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일본이 방류에 반대하는 어민들을 상대로 막바지 설득과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오는 중동 순방을 마치고 19일 귀국한 뒤 어민 대표들과 면담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직원들이 오염수 배출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위쪽의 파란색 파이프는 오염수를 희석하는데 사용될 바닷물을 끌어오는 장치다. AP=연합뉴스

지난 14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직원들이 오염수 배출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위쪽의 파란색 파이프는 오염수를 희석하는데 사용될 바닷물을 끌어오는 장치다. AP=연합뉴스

1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0일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어협) 관계자들을 만난 데 이어 14일에는 전국 어업 조합들이 가입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사카모토 마사노부(坂本雅信) 회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에 합치한다"고 평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하며 어협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사카모토 회장은 "과학적인 안전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후쿠시마 어협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후쿠시마현 어협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겠다"고 문서로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해양 방류를 강행하기 전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는 어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등 관계국 정상과 만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한 기시다 총리도 16~19일 중동 순방을 마친 후 빠르면 이달 내 어민들을 만난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어민 설득을 위해 내세우는 것은 '지원금'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류로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경우 어민들의 입을 손해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까지 약 800억엔(약 7335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놓았다. 이 중 300억엔은 수산물이 팔리지 않을 경우 냉동이 가능한 수산물을 정부가 매입·보관하기 위한 비용이고, 500억엔은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경비 등을 지원한다.

도쿄전력도 지난해 12월 후쿠시마 등 원전 인근 지역의 해산물 가격이나 관광객 수를 전국의 동향과 비교해 일정 이상 손해가 날 경우 배상하겠다며 배상 기준을 공표했다.

후쿠시마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전국 캠페인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경제산업성은 작년 12월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산리쿠(三陸)·조반(常磐) 수산물 네트워크'의 제2차 캠페인을 9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산리쿠·조반'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인 후쿠시마·미야기(宮城)·이와테(岩手)현 등 도호쿠(東北) 동쪽 지역을 지칭하는 용어다.

15일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도쿄의 대표적인 수산물 시장인 도요스 시장에 이들 지역의 수산물을 판매하는 전용 매장이 문을 열었다. 또 기업 1000여 곳과 정부 부처 구내 식당 등에 후쿠시마 인근 지역 수산물 구입을 권유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이번 달 말까지 어민 면담 및 지원 대책을 확정한 뒤 8월 중에는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현장에서의 방류 준비는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도쿄전력은 이미 오염수 저장탱크 10개 분량(합계 1만톤)의 방사성 물질 농도 측정을 마쳤으며 삼중수소(트리튬)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들의 수치는 기준을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오염수에 해수를 섞어 삼중수소 농도를 목표치인 리터 당 1500베크렐(Bq) 미만으로 낮춘 뒤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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