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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무좀 방치, 탈모도 생긴다...정말 만만찮은 '강적' 무좀균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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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무좀 탈출법

무좀은 후덥지근한 여름이면 기승을 부리는 질환이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잠잠했던 무좀균이 빠르게 번식한다. 전체 무좀 환자의 70~80%는 발이나 손발톱에 무좀이 생긴다. 생존력이 강력한 무좀은 어설프게 치료하면 숨어 있던 무좀균이 다시 증식해 재발하기 쉽다. 평생 무좀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지긋지긋한 무좀에서 확실하게 탈출하는 법을 소개한다.

물놀이 땐 워터슈즈

무좀은 피부 각질을 먹고 사는 진균(곰팡이) 감염으로 생기는 피부 질환이다. 감기처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감염된다. 휴가철에 붐비는 워터파크나 공중목욕탕, 찜질방 등이 대표적인 무좀 위험 지대다. 무좀은 피부 각질 조각을 통해 타인에게 전파된다. 각질은 실내에서 맨발로 걸어 다닐 때 잘 떨어진다. 여러 명이 함께 쓰는 공용 공간을 맨발로 돌아다니거나 무좀에 걸린 사람이 신었던 공용 슬리퍼를 신었다가 옮는 식이다. 손톱깎이, 발수건 등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철우 교수는 “물놀이를 할 때는 워터슈즈를 신고, 발에 직접 접촉하는 공용 물품을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 중 무좀 환자가 있을 때도 전파를 막기 위해 발에 닿는 물품은 따로 쓴다.

증상 가라앉아도 치료 지속

무좀은 철저한 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이 경미하다고 방치하면 발바닥, 손발톱, 몸통, 두피 등으로 무좀균이 퍼지면서 점차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무좀균은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방어 수단으로 활동성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무좀약을 도포한 다음에 가려움증, 물집 등 증상이 즉시 사라졌다고 무좀이 완치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무좀은 한번 감염되면 무좀균을 박멸할 때까지 계속 재발한다. 무좀 치료가 어렵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백진옥 교수는 “발 등 피부에 생긴 무좀은 증상이 없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2~4주 정도는 연고·크림형 무좀약을 꾸준히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 손발톱 무좀은 딱딱한 손발톱까지 통과하는 손발톱 전용 무좀약으로 무좀균이 없는 새로운 손발톱이 모두 자라는 24~52주 동안 치료해야 한다.

피부과서 무좀 여부 확인

무좀은 발에만 걸리는 것이 아니다. 각질이 존재하는 피부 어느 부위에나 무좀이 생길 수 있다. 땀이 잘 차는 습한 부위인 두피나 사타구니, 엉덩이 등에도 무좀에 걸린다. 발 무좀이 발톱까지 침범하거나 간지러워 긁다가 무좀균이 손톱으로 옮으면서 감염된다. 은평성모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무좀에 걸린 손톱으로 다른 부위를 긁다가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좀은 의료진도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으로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 건선, 한포진 등과 감별하기 어렵다. 손발톱 무좀이면 손발톱이 두꺼워지고 광택을 잃고 색이 변한다. 두피에 무좀이 생기면 탈모가 동반된다. 무좀 치료 시작 전 피부과 병·의원에서 진균학적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자의적 판단으로 이 약 저 약 바르다 보면 피부 상태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 무좀인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무좀균이 더 증식한다. 무좀균은 항진균제 연고로 치료해야 한다.

식초 등 민간요법은 2차 감염 위험

무좀은 나아지나 싶다가도 재발한다. 답답한 마음에 살균 효과가 있는 식초·빙초산 등을 희석한 물에 발을 담그는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혹하기 쉽다. 식초로는 피부 속에 사는 무좀균까지 죽이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무좀이 재발한다. 더 큰 문제는 피부 손상이다. 강산성을 띤 식초·빙초산 등으로 인한 피부 자극으로 화학적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무좀으로 짓무르고 갈라져 예민한 피부는 식초로 피부 자극이 더 심해져 세균·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쉽다. 2차 감염으로 봉와직염이 생기면 피부가 괴사하거나 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다.

발가락 사이까지 물기 말려야

발 관리도 필요하다. 무좀 재발을 막는 핵심은 습기가 차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다. 발을 씻을 때는 발가락 사이를 꼼꼼하게 닦고 물기를 충분히 말린다. 발을 꽉 조이는 신발이나 땀에 젖은 양말도 무좀 감염 위험을 높인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는 “군인 등 종일 땀에 젖은 신발을 신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무좀 유병률이 60% 이상”이라고 말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선수도 무좀 취약군이다. 양말은 땀 흡수가 잘되는 면양말을 신고, 실내에서는 통풍이 잘되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생활한다. 자주 신는 신발은 두 켤레 이상 준비해 번갈아 신는다. 종일 신발을 신는다면 새 양말로 자주 갈아 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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