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시럽급여' 발언에…이재명 "한심" 박광온 "노동자 모욕"

야당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시럽급여(실업급여)’ 표현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자 스스로 내는 부담금으로 실업급여를 받는데 마치 적선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 정부·여당 태도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실업급여 하한선을 낮추거나 폐지하겠다며 실업급여 수용자들을 모욕하는 한심한 발언을 보면서 이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권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또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어려울수록 국민들의 어려운 삶을 챙기는 게 정치의 책무인데 어째서 이 어려운 상황을 넘어가기 위한 제도조차도 폄훼하고 혜택을 보는 사람들조차 모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실업급여 받는 분들을 조롱하고 청년과 여성 구직자, 계약직 노동자를 모욕하고 비하했다”며 “실업급여를 받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없어서 서러운 국민을 위로하고 미안해하지는 못할망정 조롱하고 모욕하는 건 힘 있는 자의 오만과 폭력”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실업급여제도 변경은 입법사항”이라며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야겠지만 제도의 틀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는 민주당이 결코 동의할 수 없고 국민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방안은 지난 12일 당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논의됐다. 박대출 의장은 공청회 뒤 기자들을 만나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 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윤 정권이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 공범이 되기로 한 것 같다”며 “정부가 일본 핵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10억이나 되는 예산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마치 일본의 하청 국가라도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에 대해선 “백지화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논쟁을 만든 다음에 원안이냐 변경안이냐 논쟁으로 이끌어서 결국 변경안을 관철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