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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 故박원순 추도식서 "나도 여제자 어깨 두드리며 격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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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제에 참석한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 추모객들이 비를 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제에 참석한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 추모객들이 비를 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수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박 전 시장을 추모하면서 “너의 마지막 결단을 둘러싸고 수많은 억측과 비난과 중상모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애통해했다. 다만 그는“ 추도사 내용과 관련한 어떤 토론도 사양한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내용이 담긴 박 전 시장 추도사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추도사에서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3년 전 네가 내렸던 최후의 결단 역시 오직 너이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선택과 결단이었다”며 “누구보다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하고 또 당당하려 했던 인간 박원순 평생에 걸친 삶의 자세가 고스란히 응축된 결단, 결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서 주저 없이 내린 결단이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의 삶 곳곳에서 직면했던 억압과 비판과 훼방과 중상모략에 대해 분노가 아니라 싱긋 차가운 웃음으로 반응하며 냉철하고 당당한 태도를 견지하려 했던 너를 너무나 잘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 자신도 여학교 교수직을 수십 년 해오면서 무수히 많은 여제자들을 가르치고 길러냈는데 나를 스승으로서 존경하고 사랑하고 따랐던 제자들이 당연히 많았다”며 “이들과 손목도 잡고 어깨를 두들기며 격려도 하고 또 국내외에서 학위도 받고 취업도 하게 되면 얼싸안고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제간의 정 나눔이지 여기에 무슨 도덕적 윤리적 일탈이 개입했겠니”라고 말했다.

이어 “일개 교수가 그러했는데 수천수만 지지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 온 너에게 그야말로 저열한 주홍글씨가 제대로 씌어질 리가 없잖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박 전 시장에 대해 “너를 에워싸고 계신 문익환 목사님, 백기완 선생님, 김근태 선배, 조영래 형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너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이 시대의 사표요 선구자”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9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박 전 시장 3주기 추도식에서 해당 추도사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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