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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소리내다

"이민·간호법 논쟁 유익...반론과 응답 확대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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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의 칼럼 〈빨간띠 벗은 MZ노조가 말했다 “노조비 단 1원도 공시해야”〉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첫발을 뗀 ‘소리내다’ 대학생 패널단 1기 활동이 석 달 만에 마무리됐다. 다양한 소리에 대학생으로서 의견을 내고 질문을 던져주었던 패널 10명이 마지막으로 코너에 대한 평가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들은 일방적 필자의 의견을 담는 형식에서 벗어나 쌍방향 소통을 통한 다양한 목소리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데 좋은 점수를 줬다. 더 다양한 필진 구성에 대한 아쉬움과 패널단의 의견을 더 많이 실었으면 하는 바람도 많았다.

◇강석찬(숭실대)

필진의 구성을 더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레거시 미디어에 잘 노출되지 않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지면의 기회를 열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이미 뉴스에 노출된 사람들의 의견은 독자들이 식상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전·현직 국회의원만 5명 이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누리보듬(서울교대 졸업생)의 글이 인상 깊었다. 숲만 보고 나무를 보지 못하도록 옥죄는 언론 환경에서 이런 나무 한 그루의 목소리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하는 대나무 숲의 울림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권수빈(성균관대)

하나의 주제에 다른 의견을 가진 필자들의 상반된 의견을 함께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소리내다’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칼럼은 이민에 관련된 2개의 칼럼인 ‘알파고가 소리내다’와 ‘박성제가 소리내다’이다. 사회의 모든 문제가 그러하듯, 이민자 수용에 있어서도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민자 수용에 대해 극명하게 반대되는 입장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에서 한 번씩 생각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앞으로도 최대한 시의성이 있으면서도 사안에 대해 여러 이해집단의 입장이 갈라져 나타나는 주제를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

◇김대권(연세대)

수십 개의 ‘소리’가 세상에 나오고 그 수십 개의 소리에 수십 명이 다시 소리내는 동안 세상은 조금이나마 시끄러워졌을 것이다. 이런 과감함이 ‘소리내다’의 핵심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세상이 한때 주목했던 노조와 관련된 송시영ㆍ용혜인 필진의 글 혹은 간호법과 관련된 박은식ㆍ남송우 필진의 칼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소리내다’가 그 가치를 발전시킬 수 있으려면 좀 더 열린 공론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누구나 소리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채로운 주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새로운 사안을 찾아내거나 독자들을 대상으로 듣고 싶은 사안을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김수빈(한국체대)

‘소리내다’는 한쪽 소리에만 치우치지 않은 메신저였다. 오고 가는 고성이 담긴 토론에 지친 독자에게 정중하고 친절한 소통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형태로 세계적인 이슈도 담아본다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가장 인상 깊었던 칼럼은 김미애 국회의원의 칼럼이었다. 관련 주제는 미혼과 기혼의 생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주제였기 때문이다. ‘보호’라는 한 단어를 정의하는 것에서조차 가지각색의 의견이 나왔다. 객관식처럼 딱 떨어지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술형처럼 여러 관점이 쏟아져 나왔기에 해당 칼럼은 오피니언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좋은 칼럼이었다고 생각한다.

◇김예찬(서강대)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주장한 조정훈 의원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소 급진적이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지만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한 후 관련 비판에도 충실히 응답한 것이 ‘소리내다’의 취지와 잘 부합한다.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그저 개인의 의견만 표출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반박하다’와 ‘응답하다’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패널단의 질문을 통한 검증이 함께하는 글을 연속적으로 게시하는 것이 ‘소리내다’만의 차별점을 드러내는 데에 적합하다. 뉴스가 침묵 속에서 개인적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효빈(홍익대)

최저임금 제한 없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하자던 법안을 제시한 조정훈 국회의원의 칼럼이 기억에 남는다. 조 의원이 언급했듯이 조항 하나하나에 출생과 육아, 가사, 외국인에 대한 문제가 튀어나오고 있다. 법안에 대한 질문의 답변을 읽으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하는 ‘소리내다’의 의도에 부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아직 완전하지 않은 법안이나 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듣고 싶다. 이미 화두에 올랐던 사안 이외에도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에 필요하지만 아직은 불완전하고 법안 상태에 머물러있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다.

◇노유림(중앙대)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양한 필진이 참여하며 목소리를 냈고, 그 덕에 코너 자체가 이미 ‘공론장’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김미애 의원의 칼럼이 인상 깊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보호출산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짚었고 태어났어도 보호받지 못한 영아의 현실을 냉철하게 지적하며 국회의 노력이 필요하단 점을 강조했다.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정책적 한계를 정치권이 다듬어가야 한다고 짚어준 부분은 특히 좋았다. 완벽한 해결이 아니더라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기해야 한다. 이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그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 또한 필수다.

◇박서현(경희대)

첫 칼럼 두 개는 노조에 대한 송시영 위원장과 용혜인 의원의 의견을 담아내며 노동조합에 대한 입장이 청년이라는 범주 아래에서 대립하는 것을 단적이며 명료하게 보여줬다. 각자가 준비한 질문을 통해 엿보인 대학생 패널단의 관점 또한 제각기 달랐다. 언론 보도로 노조에 대한 청년의 대세가 정리된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과 달랐다. 이렇듯 스트레이트 기사로는 담지 못하는 입체감을 포착하는 것이 ‘소리내다’가 가질 수 있는 의미였다. 장점을 살려 비슷한 관점을 공유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범주 안에서 대립하는 의견을 더욱 부각해도 좋겠다. 같은 맥락에서 논객 선정에 과감함을 보여줘도 좋겠다.

◇박진수(건국대)

간호법을 다룬 박은식ㆍ남송우 필진과 노동조합을 다룬 송시영ㆍ용혜인 필진의 글의 경우, 상반된 생각을 비교해보며 고민할 수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응답하다’는 필자들의 글을 싣는 데 그쳤던 기존의 오피니언이 지니던 한계를 깨고 다시 한번 물음표를 던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어떤 주제는 한 주제에 여러 사람의 오피니언이 등장했고 어떤 주제는 한명의 글로 끝나기도 했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으나 여러 형식이 두서없이 섞이다 보니 시리즈를 꾸준히 읽는 입장에서는 다소 복잡하게 다가왔다. 한 주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방향성이 ‘소리내다’의 정체성에 부합한다고 본다.

◇이은세(서울여대)

‘세대가 골고루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에 탁월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간호법 제정에 관한 박은식 의사와 남송우 교수의 칼럼이다. 공론장에서 이 같은 논쟁은 대중들로 하여금 그 의미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게 해 사회적 논의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었다. 외부 필진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념적 편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시각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하길 바란다. 아울러 논의 주제를 대중들의 삶과 밀접한 내용으로 하는 등 공론장 활성화에 필요한 효율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야 소리내다가 명실상부한 민주적 공론장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조유진·이서영 인턴기자 th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