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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여름철 냉방병, 실내외 온도차 줄이고 환기하면 예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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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강성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실내 에어컨 같은 냉방 기구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냉방병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장 큰 원인은 실내·외 온도차와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신체의 부적응이다. 실내·외 온도차는 신체 내 호르몬과 신경계 조절 이상,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켜 여러 가지 신체 이상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낮은 습도도 냉방병의 원인이다. 여름철에는 제습기를 사용하거나 제습 기능이 있는 냉방 기구 사용이 많아진다. 이에 따라 실내 습도가 매우 낮게 유지된다. 낮은 습도는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건조함을 유발하고 점막을 자극해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전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밀폐된 실내에 오랫동안 냉방 기구에 노출되는 상태도 냉방병의 원인이다. 특히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고 냉기가 유출될까봐 환기하지 않는 점이 문제다. 밀폐된 공간의 공기는 시간이 흐르면 여러 유해 물질과 병원균 농도가 높아진다.

냉방병 증상은 대부분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지만, 감기와 같은 호흡기 증상이나 두통과 피로감 같은 전신 증상,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같은 위장 증상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여성 생리 변화 같은 생리통, 만성질환자들의 증상 악화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냉방병에는 체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정도가 약한 노인이나 소아를 비롯해 만성질환자들이 취약할 수 있다. 심폐 기능 이상 환자, 당뇨병 환자들은 냉방병에 더 걸리기 쉽고 기존에 앓던 질환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냉방 기구 사용 시 설정 온도는 실외 온도보다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한다. 실내에서 오랫동안 머물 때는 2~3시간에 한 번씩 환기하고, 스트레칭하거나 종종 실외로 나가 바깥 공기를 쐬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스스로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장소에 있다면 겉옷을 준비해 걸치는 것도 좋다. 또 실내에 머무는 동안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비타민과 수분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냉방병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냉방 기구 사용을 자제하거나 중단하고 충분히 환기한 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높여준다. 긴 옷으로 갈아입거나 외투를 덮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해당 조치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문제가 된다. 약물치료를 비롯해 다른 동반 질환 감별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냉방병 증상은 대부분 비특이적이지만, 감기나 레지오넬라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 소화기 질환, 기존 만성질환 악화와 오인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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