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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野혁신위, 상임고문단과 회동…불체포특권 포기 압박할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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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이번주 중 당 상임고문단을 만난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혁신위(위원장 김은경)는 최근 당 상임고문단에 간담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당 상임고문단은 김원기ㆍ권노갑ㆍ문희상ㆍ이해찬ㆍ임채정ㆍ이용득ㆍ정세균 등 당 원로들로 구성돼 있다. 한 상임고문은 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혁신위가 이번주(7~8일) 중 비공개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며 “그 자리에서 당에 대해 쓴소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귀국한 이낙연 전 대표는 간담회에 불참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지난 5월 ‘쇄신의원총회’에서 나온 요구에 따라 지난달 20일 출범했다. 그러나 최근 당내에서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첫 회의에서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향후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라”고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는 우회적 답변만 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1호 쇄신안조차 실천되지 않고 거부되는 마당에 혁신이나 쇄신이라고 하는 건 블랙코미디”(3일 김기현 대표)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비위 혐의자가 징계 회피 목적으로 탈당할 경우 복당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으로 혁신위가 검토 중인 ‘2호 혁신안’도 “이미 당헌ㆍ당규에 다 나와있는 절차”(중진 의원)라는 반론에 부딪혔다. 상임고문 간담회에 참석 예정인 한 고문은 “지금 당에 필요한 건 사실 혁신이 아니라 분열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월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용득 상임고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채정, 권노갑 상임고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월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용득 상임고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채정, 권노갑 상임고문,

이같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당 원로와 회동하는 건 당에 혁신안 수용을 압박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혁신위 관계자는 “상임고문단을 만나고 뒤이어 현역 의원들과 선수별 간담회 일정도 잡고 있다”며 “혁신위 제안을 당 의원이 받아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6일 공개로 열린 혁신위 6차 회의에서 혁신위원들은 이례적으로 강한 발언으로 당을 비판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국민이 민주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과 당 내부인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인식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정치 불신과 혐오, 그리고 당의 위기에 대해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일부 당 인사들은 탈당,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 분열을 조장하고, 일부 의원은 입법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본회의장에서 안이하고 이중적 태도를 보여 구설에 올랐다”며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당을 흔들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을 반복하지 말라. 민심과 유리된 민주당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그 괴리와 격차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김영주 전 국회부의장과 송영길 전 대표, 이상민 의원 등의 실명을 언급하며 “당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이 왜 그러시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의장은 최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지인과 일본 여행을 논의하는 문자를 했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했는데, 서 위원은 “그게 사과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 일이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 위원은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송 전 대표를 향해선 “검찰하고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고 했고, 최근 분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 의원에겐 “옆집 불구경 하는 거 아니지 않나. 말씀 좀 조심해 달라”며 “이처럼 기강이나 기율이 없는 조직은 민주적인 조직이 아닌 오합지졸 콩가루 집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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