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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가능’ 아스파탐에 긴장하지만…소시지‧햄처럼 ‘미풍’ 그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연합뉴스

설탕을 대체해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식품 업계가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움직임을 보이자 식품 업계가 분주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스파탐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거나 아스파탐을 대체할 원료를 찾는 식이다.

이날 편의점 CU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함유하지 않은 막걸리 ‘백걸리’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CU에 따르면 이 제품은 쌀과 물, 발효제 등 3가지 재료만 사용했다.

편의점 CU, 아스파탐 없는 막걸리 출시 

서울장수는 ‘달빛유자’를 제외한 제품에 아스파탐을 극소량 첨가하고 있다. 서울장수는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대책을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과 업체인 오리온 관계자는 “10여 개 브랜드에 평균 0.01% 정도 극소량이 들어간다”며 “아직 WHO 발표 전이지만 선제적으로 원료를 대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ARC는 이달 중순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이어 식품첨가물전문가회의(JECFA)가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 기준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처럼 관련 절차가 아직 남아 있는 만큼 국내에서 아스파탐 사용이 바로 금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IARC가 소시지·햄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각각 발암 위험물질 1군과 2A군으로 분류했을 때도 식약처는 검사를 진행했지만, 국내 기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당시 대형마트에서 햄·소시지·베이컨 등 가공육 제품 매출이 지정 당일 10% 이상 감소했지만 점차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양을 택해 섭취한다면 필요한 영양 요구량을 맞출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음식점선 “막걸리 판매에 영향 없어”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빈대떡집을 찾아보니 직원들은 “아스파탐이 들어간 막걸리 판매가 크게 줄지 않았다”며 “50병 이상 먹어야 유해하다는 정보도 고객들이 먼저 알고 있더라”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가장 많이 판매되는 막걸리 상품에 아스파탐이 들어갔다고 알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판매에 큰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5일 편의점 CU가 출시한 아스파탐이 없는 막걸리인 '백걸리' 사진 CU

5일 편의점 CU가 출시한 아스파탐이 없는 막걸리인 '백걸리' 사진 CU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다. 최근 무설탕 음료와 캔디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식품 위해 평가를 총괄하는 JECFA는 1975년에 처음 아스파탐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했다. 1976~79년 독성 정보 자료가 불충분해 일일 섭취 허용량(ADI) 설정을 연기해 오다 1980년 체중 1㎏당 아스파탐 40㎎ 정도를 매일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는 다이어트 콜라 1캔(250㎖·아스파탐이 약 43㎎ 기준)을 하루에 33캔 이상 매일 마셔야 ADI를 초과한다. 식약처가 발간한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ADI의 0.12% 정도다.

제로콜라 하루 33캔 매일 마셔야 기준 초과 

IARC는 암 유발 여부와 정도 등에 따라 물질을 5개군(群)으로 나누는데,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발암 ‘추정’(2A)보다 등급이 낮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2B군에는 김치 같은 절임 채소류, 알로에 베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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