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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15㎞ '쌩' 달려왔다…익수자 구한 1600만원짜리 무인튜브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때 이른 무더위로 전국 곳곳에서 수난사고가 속출하는 가운데 물에 던져두면 익수자에게 혼자 다가가는 '무인 구조보드'가 동해 해수욕장에 등장했다.

울산소방본부 측은 5일 "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익사 등 다양한 수난사고에 대비해 인명 구조용 무인 구조보드를 전국 처음으로 울산 진하해수욕장과 울산 일산 해수욕장에 각각 2대, 1대씩 배치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 동해안 해수욕장 2곳은 지난해 여름 피서객 80여만명이 찾은 곳이다.

해수욕장 투입 무인 구조보드는 포르투갈 업체가 생산한 전문 인명 구조용 장비다. 가격은 1대당 1600만원 정도다. 길이 95.6㎝, 폭 78㎝, 높이 25.5㎝, 무게 13.7㎏인 이 장비는 물에서 최고 시속 15㎞로 달리며 익수자에게 다가간다. 커다란 튜브 정도의 크기이지만, 부력이 좋아 성인 2명까진 쉽게 건져낼 수 있다.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주황색 구조보드를 물에 던져넣으면 모터와 배터리가 내장된 구조보드는 자동으로 전원이 켜진다. 그러고 안전요원 무선 조작에 따라 구조보드는 익수자에게 재빠르게 다가간다. 높은 파도에 구조보드가 혹 뒤집어져도 정상 작동하는 게 특징이다.

울산소방본부 측은 "80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무선 조작이 가능하다"며 "구조대원이 무작정 물에 뛰어들어가 익수자에게 접근하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크기가 작고, 가벼운 구조장비여서 해수욕장뿐 아니라 다리 아래 등 구조를 위한 접근이 까다로운 곳까지 안전한 구조 활동이 가능하다고 소방본부 측은 전했다.

무인 구조보드. 사진 울산소방본부

무인 구조보드. 사진 울산소방본부

실제 울산소방본부의 시범 운영 당시 해당 구조보드는 바다 한가운데 빠져 있는 익수자를 빠르고 안전하게 구조했다. 익수자 주변으로 크게 원을 한 바퀴 그린 뒤 곧장 익수자에게 다가갔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익수자는 구조보드가 다가오자 붙잡아 몸을 기댄 후 바다를 빠져나왔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무인 조작법을 익힌 해수욕장에 배치된 구조 요원들이 무인 구조보드를 챙겨 들고 수난사고를 대비하고 있다"며 "안전한 물놀이가 가능하도록 긴급 상황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구조보드. 사진 울산소방본부

무인 구조보드. 사진 울산소방본부

최근 물놀이 관련 수난사고는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1일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에서 열린 한 해양축제 현장에서 대회 안전요원 A씨가 바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는 한 학생 수경을 물속에서 발견하고 들어가 건져내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인근에 있던 또 다른 안전요원이 A씨를 물 밖으로 구조했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 2일엔 강원 양양군 한 갯바위에서 관광객 2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양양군 한 해변에선 물놀이하던 40대 여성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기도에서도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남성 1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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