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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석방' 정진상 "이재명 만나고 싶다" 檢 "尹장모도 활보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이재명 대표와 만날 수 있도록 보석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4일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재판은 같은 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에서 6개월여간 심리해오다, 지난달 13일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비리 의혹을 맡고 있는 형사합의33부로 재배당됐다.

정 전 실장 측은 이날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검찰 측 핵심 증인이자 뇌물공여자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수사에서 총 4단계에 걸쳐 증언을 번복한 점을 들어,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구성하기 위해 유동규라는 인물을 어떻게 이용했는가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유동규는 지난해 9월 수사팀 개편 이후 객관적인 증거가 확인되자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지만 당시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내용이라 한 번에 털어놓지 못했다”며 “하나씩 아는 범위에서 진술한 것을 검사의 프레임이라거나 회유·조작이라는 변호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날 또 다른 쟁점은 정 전 실장의 보석 조건(거주지 제한 및 사건 관련자들과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일체의 행위 금지 등)을 둘러싸고 형성됐다. 정 전 실장은 지난 4월 21일 보석으로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거주지 제한이) 멀리 가도 집에서 자면 된다는 건지, 아니면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 건지 의미를 알 수가 없다”며 “(자유롭게 활보하는 사이) 관련 증인이나 증언할 사람을 만났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2021년 9월 보석으로 풀려날 당시, 재판부가 ‘피고인의 주거를 남양주시 화도읍으로 제한한다’고 명시했던 게 검찰이 이날 직접 인용한 선례다.

정 전 실장 측은 오히려 이 대표와의 만남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보석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모친을 만나러 부산을 다녀온 적을 제외하면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성남 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다”며 “(이재명 대표와) 공동피고인임에도 사건 관계인이라는 이유로 접촉을 제한하는 것은 방어권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기존 보석 조건대로 유지하고, (이 대표와) 따로 만날 필요는 없다”며 “법원에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이 지난달 16일 법정 밖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은 검찰이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검찰은 “여론재판을 하고 팩트를 덮자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정 전 실장 측에 “기자회견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삼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말까지 유 전 본부장의 기존 재판부 증인 신문 녹음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공판 갱신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재명 대표의 재판과 병합할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18일이다.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은  ‘백현동 개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18일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백현동 개발사업의 최대 주주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에 대한 첫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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