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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KT 대표 직무대행 소환...구현모 전 대표 조사 임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가 4일 박종욱 KT 대표 직무대행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 직무대행은 KT텔레캅 임원이 신현옥 KT 부사장의 일감 몰아주기 지시를 거부하자 ‘구현모 대표와 이야기가 됐는데 왜 안 하려고 하느냐’는 취지의 질책을 했다는 당사자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신 부사장에 이어 이날 박 직무대행까지 소환하면서 구현모 전 대표 수사를 위한 혐의를 다져가고 있다.

KT 최고 의사결정 라인 수사중인 檢 

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T 본사와 KT텔레캅 본사,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지난 5월 1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사옥 모습.   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이사 시절 KT가 품질 평가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시설관리(FM)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하청업체인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T 본사와 KT텔레캅 본사,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지난 5월 1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사옥 모습. 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이사 시절 KT가 품질 평가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시설관리(FM)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하청업체인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직무대행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진 2021년 초 KT 경영기획부문장을 맡았다. KT가 시설관리 업무를 하청업체인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인데, 검찰은 박 직무대행이 일감 배분 과정을 보고받았거나 일감 몰아주기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KT가 시설관리 업무를 KDFS·KSmate·KFnS·KSNC 등 4개 업체에 맡긴 후 2021년 말 품질평가 기준을 KDFS에 유리하게 바꿔 물량을 조정하는 식으로 특혜를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수십억 원 규모의 비자금이 조성됐는지와 이 비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갔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당초 이 사건을 고발한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구현모 전 대표 등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친노 인사인 이강철 전 KT 사외이사에게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구 전 대표를 비롯해 신현옥 부사장, 남중수 전 KT 대표 등이 관여했는지 규명할 방침이다.

고문 차명 등재·쪼개기 후원 의혹도 

구현모 전 KT 대표(가운데)가 지난 5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구 전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뉴스1.

구현모 전 KT 대표(가운데)가 지난 5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구 전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뉴스1.

 남 전 대표의 경우 2020년부터 KDFS에 타인의 이름을 빌려 고문으로 재직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매달 300여만원과 법인카드 등을 받는 조건이었는데, 검찰은 남 전 대표가 고문으로 재직한 후부터 연간 400억 원대(2020년 기준)였던 KDFS의 매출이 2배 가까이 뛴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구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회사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본인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에게 총 1400만원을 쪼개기 후원(정치자금법위반·업무상횡령)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KT 임원 다수가 비정상적으로 조성된 회사 법인자금을 정치자금으로 공유한 사안으로 죄질이 안 좋다”며 구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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