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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하한가’ 5개 종목, 거래 재개하자 또 하한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한꺼번에 하한가를 기록했던 동일산업 등 5개 종목이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3일 다시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동일산업과 대한방직, 동일금속, 방림 등 4개 종목은 모두 개장 직후 직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까지 내린 하한가로 추락한 뒤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 거래를 마감했다. 만호제강은 개장 직후 28.71% 하락하며 하한가에 근접했지만, 장중 13.54% 급등했다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큰 변동성을 기록했다. 마감 가격은 전장 대비 10.59% 내린 4만950원을 기록했다.

앞서 이들 5개 종목은 지난달 14일 비슷한 시간에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를 포착한 한국거래소는 이튿날 해당 종목에 대한 거래 정지 조치를 내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5개 종목의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해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검이 주가 조작 혐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 등을 한 뒤 거래소는 5개 종목의 거래 재개 방침을 밝혔다.

주가 더 빠지나
앞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하락 사태에 휘말렸던 선광, 서울가스 등의 종목은 거래가 재개된 뒤 길게는 4거래일까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 주가가 더 크게 변동성을 보인 것은 차액결제거래(CFD)와 신용거래융자에 따른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주가가 증거금 아래로 내려가면서 증권사에서 매물을 내놓으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번에도 신용잔고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추가 하락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실제로 신용 비중이 1.26%로 낮은 만호제강만이 이날 하한가를 면했다. 신용 비중은 대한방직(6.48%), 동일금속(5.57%), 방림(5.37%), 동일산업(3.79%) 순으로 높다. 이들 종목에 대한 CFD 거래량은 없거나 적은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주가조작 혐의 계좌가 하한가 종목 유통 물량의 평균 10%, 최대 20%를 보유하고 있어 거래가 계속됐다면 추가 매도 물량으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시에테제네랄증권 관련 무더기 하한가 종목) 8개 종목과 다르게 신속히 혐의 계좌에 대한 추징보전 결정이 이뤄져 무더기 대량투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지검은 지난달 15일 압수수색 영장에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온라인 주식정보 카페 운영자 강모(52)씨의 부당 이득 규모가 104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강씨가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여러 상장사 주식을 매매하면서 통정매매 등 시세 조종 행위로 주가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소액주주운동 차원에서 오랜 기간 주식을 사들여왔을 뿐 시세 조종 등 주가 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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