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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김원웅 부모, 공적 재검토…조봉암·김가진은 서훈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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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손혜원 전 국회의원의 부친 손용우씨, 고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부모 김근수·전월선씨 등 독립운동자 서훈을 둘러싸고 지난 정부에서 논란이 제기된 인물들에 대한 공적 재검토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국가보훈부는 2일 “친북 논란이 있음에도 독립유공자로 포상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 부분에 대해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손 전 의원의 부친 손용우씨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손용우씨는 광복 후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한 사회주의 이력 때문에 과거 보훈 심사에서 여섯 차례 탈락한 뒤 2018년 변경된 정부 내부 심사 기준을 적용받아 신청 일곱 번째 만에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보훈부는 광복 이후 사회주의 활동으로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요소가 있다면 이를 이적행위로 보고 건국훈장 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보훈부는 사회주의 독립운동의 인정 시점, 북한 정권 수립 기여의 기준 등을 명확히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침은 약산 김원봉 선생을 둘러싼 서훈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원봉 선생은 광복군 부사령관을 지내는 등 독립운동에 공을 세웠지만 북한 정권의 고위직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서훈을 받지 못했다.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는지 여부로 보면 현 정부에서 김원봉 선생은 건국훈장을 받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가짜 독립유공자 색출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2019년부터 시작한 독립유공자 공적 전수조사 사업에서 전체 서훈 대상자 1만6000명 중 현재 조사가 완료된 인원은 25%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김 전 광복회장의 부모 김근수·전월선씨를 놓고 공적 논란이 제기돼 왔다. 1963년 대통령 표창에 이어 1977년 건국포장, 1990년엔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김근수씨는 사망 시점이 기록과 달라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1963년 작성된 공적조서에 김근수씨가 사망으로 표기돼 있지만 김 회장 부친은 92년에 작고했다. 전월선씨의 경우 전월순이라는 독립운동 당시 활동명으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는데, 전월순은 친언니의 본명이라는 게 드러났다.

보훈부는 “공과(功過)가 함께 있는 독립운동가에 대해서도 정책 연구와 토론회 등을 거쳐 재평가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여기엔 대한민국 초대 농림부 장관이자 좌익 계열 독립운동가였던 죽산 조봉암(1898~1959) 선생과 구한말 문신이자 임시정부 고문을 지낸 독립운동가 동농 김가진(1846~1922) 선생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친일 행적으로 2018년 서훈이 취소된 인촌 김성수 선생의 서훈 재수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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