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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펑크’ 심한데…시효 지나 못거둔 체납세금 3년새 6조원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효가 지나서 더는 거둘 수 없는 체납 세금 규모가 최근 3년간 6조원에 달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 내용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징수권 시효가 만료된 체납 세금은 1조926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은 역대 최대인 2조8079억원이었고, 2020년에도 1조3411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다.

지난 29일 경기도의 한 톨게이트 인근에서 서울시 38세금징수과와 서울경찰청,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자들이 자동차세와 과태료 체납 차량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경기도의 한 톨게이트 인근에서 서울시 38세금징수과와 서울경찰청,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자들이 자동차세와 과태료 체납 차량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3년 국세기본법 개정으로 5억원 이상의 국세는 10년, 5억원 미만의 국세는 5년이 지나면 국세징수권 행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5년 또는 10년 넘게 받아내지 못해 증발한 체납 세금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합쳐 6조753억원에 이른다.

시효가 만료된 체납 세금은 2013년 22억원, 2015년 82억원, 2017년 396억원, 2019년 3399억원으로 해마다 점차 늘더니 2020년 1조원을 돌파했다. 국세청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체납자를 대상으로 압류재산 등 정비에 나서면서다. 장기간 압류했지만 체납 세금을 받아내기 어려운 소액 계좌ㆍ재산 등을 대상으로 압류를 풀어주는 조치를 했고, 결국 받아내지 못한 세금은 정리 보류(결손) 처리가 됐다. 시효 만료로 더는 거둘 수 없게 된 체납 세금도 이 조치 때문에 따라 늘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세 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조4000억원 줄었다.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30조원 넘는 세금이 ‘펑크’ 났다. 지난달 국세청은 체납 세액을 전담해서 추적하는 ‘재산추적조사 전담반’을 일선 세무서에도 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실제 추가로 거둘 세금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국세청 ‘국세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체납 세금 102조5000억원 가운데 84.8%(86조9000억원)가 ‘정리 보류 체납액’이다. 이는 ▶체납자에게 재산이 한 푼도 없거나 ▶체납자가 행방불명됐고 ▶강제 징수를 진행하고도 다 거두지 못한 세금 등을 더한 액수다. 추가 조사에 나서더라도 세금을 징수할 가능성이 작은 금액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징수 가능성이 큰 ‘정리 중 체납액’은 15.2%(15조6000억원)에 그친다.

세금을 내지 않고도 세무 당국의 눈을 피해 5년 또는 10년만 버티면 되는 현행 소멸 시효가 문제란 지적도 나온다. 국회에선 시효를 최대 20년까지 늘리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 발의가 논의되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고액 체납자가 소멸 시효 제도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국세징수권의 소멸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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