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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출신 민주 의원들 "尹 '반국가 세력 발언' 사과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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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김의겸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해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은 당장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저급한 인식에 깊은 실망과 함께 대통령의 편협한 사고 체계가 매우 위험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자연인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은 생각도 말도 달라야 한다"며 "설사 '자연인 윤석열'이 '민주당은 반국가 세력'이라 믿는다 하더라도, 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극우 보수 단체의 대표나 할 법한 천박한 발언"이라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를 '적'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인식으로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위한 국정운영이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를 위한 합창'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기는 마찬가지"라며 "종전 선언은 우리의 평화를 확실하게 유지하기 위한 여러 노력 중 하나다. 종전선언이 아니면, 70년째 휴전 상태인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는지 길을 내놓으시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용산 대통령실은 당장 '반국가 세력'이라는 발언이 누구의 생각인지 밝히라. 어제의 발언이 정말 대통령 자신의 생각이라면, 대통령이 당장 나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야당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할 수 없다"고 촉구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할 것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대통령의 개인적 발언으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응을 묻자 윤영찬 의원은 "통화해본 적 없다"고 했다.

민형배 의원은 '탄핵'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망동을 계속하면 그 자리에 더 있어선 안 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그 목소리를 근거로 대통령직 수행에 적절치 않은 근거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을 시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해석은 편하게 하라. 열어두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의원들도 "전 정부를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위험하고 부적절한 것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대통령의 좌우이분법에 근거한 말과 행동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며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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