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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1위, 멜론·이모티콘도 접수했다…'이세돌' 키우는 IP 팬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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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카카오웹툰과 카카오이모티콘숍,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인기 순위에서 낯선 이름이 하나 올랐다. 이세계아이돌(이하 이세돌). 유튜버이자 게임 스트리머인 우왁굳이 기획해 2021년 데뷔한 6인조 가상(버추얼) 걸그룹이다.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이 지난 21일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공개됐다. 이후 이모티콘, 주제곡 등 관련 콘텐트가 함께 등장해 각종 서비스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배후엔 이세돌의 열렬한 팬덤 ‘이파리’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다. 현실과 가상을 가리지 않고 지식재산권(IP) 그 자체의 팬을 자처하는 ‘IP 팬덤’의 화력이 입증된 것이다.

6인조 가상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과 관련 콘텐트들이 각종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6인조 가상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과 관련 콘텐트들이 각종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접수한 가상 아이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1일 론칭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이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주간 1위를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웹툰 홍보를 위해 진행된 우왁굳과 이세돌 멤버들의 트위치 생방송은 최대 5만명이 시청했고, 웹툰 공개 사전 예약에 15만명 이상이 몰렸다.

웹툰 공개를 기념해서 제작된 주제곡 ‘록다운’(LOCKDOWN)은 지난 22일 발매 직후 24시간 내 100만 스트리밍을 돌파하면서 가상 아티스트 중 최초로 ‘멜론의 전당’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이후 멜론 최신곡 차트 핫100에서 최고 3위까지 오르면서 인간 가수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이모티콘 역시 출시 직후부터 4일간 카카오이모티콘에서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20세대를 포함해 많은 팬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우왁굳과 이세돌, 왁타버스(우왁굳이 만든 가상 세계)에 매력을 느껴 지난해 7월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며 “앞으로도 이세돌 웹툰 관련 추가 주제곡과 이모티콘 등 IP를 사랑하는 팬덤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못지않은 팬덤을 거느린 ‘활자돌’(활자 아이돌)도 있다. 카카오페이지 웹 소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에 등장하는 7인조 보이그룹 테스타(TeSTAR)다. 2021년 1월 연재를 시작해 지난달 완결된 이 작품은 누적 조회 수 4억2000만회를 돌파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11~24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에서 완결 기념 팝업스토어가 열렸는데, 약 1만5000명이 다녀갔다. 개장 첫날엔 1000명 이상이 ‘오픈런’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카오 집계에 따르면 데못죽 팝업스토어 구매전환율은 약 50%, 1인당 평균 소비 금액은 약 50만원에 달했다.

지난달 11~24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에서 열린 웹소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의 팝업스토어에는 1만5000명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사진 KW북스 트위터

지난달 11~24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에서 열린 웹소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의 팝업스토어에는 1만5000명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사진 KW북스 트위터

IP 팬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콘텐트 업계에선 IP 팬덤을 잡기 위해 고심 중이다. 네이버웹툰은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인기 웹툰 ‘마루는 강쥐’, ‘냐한남자’의 팝업스토어를 연다. 그간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해온 웹툰 관련 굿즈 판매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하반기까지 이런 팝업스토어를 세 차례 이상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웹툰 IP 사업을 확대하고, IP 팬덤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집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온라인 스토어 웹툰프렌즈의 올 상반기 MD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0% 늘었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은 영상화, 출판, 음원, 크라우드 펀딩, 게임, 이모티콘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IP 사업으로 추가 수익을 낸 작품 수는 2013년 8개에서 지난해 415개로 5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도 커질 것”이라며 “2028년까지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 작품을 2000편으로 2배 이상 늘리고, 2025년까지 월평균 500만원의 IP 비즈니스 매출을 발생시키는 작품을 연 50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고 밝혔다.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네이버웹툰 인기작 '마루는 강쥐'와 '냐한남자' 포스터. 사진 네이버웹툰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네이버웹툰 인기작 '마루는 강쥐'와 '냐한남자' 포스터. 사진 네이버웹툰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보유한 종합 콘텐트 기업 키다리스튜디오는 자사 웹툰을 소재로 3D 가상 캐릭터를 제작할 예정이다. 키다리스튜디오는 지난 2월 디지털 콘텐트 제작기업 마로스튜디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가상 유튜버 그룹인 브이앤유(V&U)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 가상 캐릭터 제작업체 관계자는 “이미지 훼손이나 법적인 문제 없이 하나의 캐릭터로 무한한 콘텐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 캐릭터가 인간보다 리스크가 적다”며 “기술력만 뒷받침되면 인간이 보여주는 퍼포먼스 그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IP 팬덤 현상에 대해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존에는 현실 세계의 가수나 연기자가 겉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에 소비자들이 집중했다면 이제는 콘텐트의 완성도와 스토리텔링을 더 중시한다”며 “K콘텐트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성숙도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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