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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 터지자...용인 반도체산단 조성 2년 단축 ‘속도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27일 열린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 및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준 LH 사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27일 열린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 및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준 LH 사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정부가 경기도 용인에 지을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부지 조성 기간을 2년 단축한다. 미국과 유럽(EU), 일본 등 각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기지 확보전에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도 ‘원팀’이 돼 ‘투자 시곗바늘’을 당기는 것이다.

산단 조성 기간 7→5년으로 단축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용인특례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삼성전자는 27일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를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위한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앞으로 7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부지 조성 기간을 5년으로 줄인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당초 2030년이 될 것으로 보였던 부지 조성 완료 시점을 2028년까지 앞당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8년부터 이곳에 본격적인 반도체 공장 건설을 시작한다.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

앞서 정부와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용인시 남사읍 710만㎡(약 215만 평) 부지에 300조원을 들여 2042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개 이상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150여 개의 국내‧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반도체 연구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역대 최고 수준의 규제 완화 및 지원 계획을 내놨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반도체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신속한 예비타당성 조사로 수요 조사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승인 기간을 줄이기 위해 각종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다. 특히 일각에서 우려했던 전력‧공업용수 문제에 대해 산단 내 발전설비를 건설하는 등 올해 안에 전력 공급 로드맵을 발표하기로 했다. 기존 팔당댐 외에도 강원도 화천댐을 신규로 이용하겠다는 계획도 마련 중이다. 용인‧평택 인근 지역의 하수를 재이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용수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 요소다. 앞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송전선 때문에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용수 문제로 1년 넘게 건설이 지연되기도 했다.

27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에서 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이한준 LH 사장. 연합뉴스

27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에서 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이한준 LH 사장.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산단 가동을 위해 오는 2030년 말까지 0.4GW(기가와트)의 전력이 우선 필요하고, 5개의 공장이 가동되는 2042년까지는 7GW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GW는 36만여 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공업용수 역시 2030년 가동을 위해서는 하루 3만t을 시작으로 최대 일 65만t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 삼성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초격차를 지키기 위해 경쟁국보다 먼저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가 국가 산업 경쟁력과 경제 안보의 핵심 무기로 떠오르면서 미국‧일본‧EU‧인도 등은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내건 상태다. 대만 TSMC와 미국 인텔‧마이크론은 전 세계 각지에 잇따라 신규 반도체 팹(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접한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120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메모리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기초공사에 돌입한 뒤 오는 2025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27년 첫 공장이 가동되면 2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미래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국가의 정책과 민간 기업의 과감한 투자 계획이 순조롭게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장(사장)은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인 국가산단의 조기 착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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