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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韓 부채비율 12%포인트↑…선진국 평균 2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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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한국의 부채 비율이 선진국 평균보다 2배 넘게 빠른 속도로 뛰어올랐다. 27일 한국재정정보원(FIS)은 이런 내용을 담은 ‘나라재정 6월호’를 발간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실었다.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중앙DB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중앙DB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2019년 42.1%에서 2022년 54.3%로 12.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 평균 부채 비율은 67.4%에서 72.8%로 5.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반정부 부채는 중앙ㆍ지방정부가 지고 있는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빚까지 더한 금액이다. IMF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국가별 비교를 할 때 주로 활용하는 재정 통계다.

전체 경제 규모(GDP)와 견줬을 때 한국의 부채는 아직 다른 선진국보다 적은 편이지만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문제다. 코로나19가 번진 2019~2022년 사이 한국의 부채 비율은 12.2%포인트 상승했는데, 다른 선진국 평균(5.4%포인트)의 2배가 넘었다. 문재인 정부 때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확장 재정으로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난 여파로 풀이된다.

기축통화(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달러ㆍ엔화 등 통화)를 보유하지 않는 국가로 범위를 좁혀 비교하면 한국의 부채 위험이 더 잘 드러난다. 2021년 결산을 기준으로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는 1066조2000억원이다. GDP 대비 51.5% 수준이다. OECD 회원이면서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의 평균 부채 비율은 2021년 기준 49.8%로 그보다 낮았다. 박 교수는 “한국의 부채 비율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비기축통화국 평균보다 약 1.7%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코로나19 기간 증가한 부채

코로나19 기간 증가한 부채

미국과 일본은 부채가 늘더라도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엔화가 ‘경제 방파제’ 역할을 하지만, 다른 나라는 아니다. 빚더미에 오르면 바로 국가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기축통화국은 재정을 상대적으로 탄탄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한다. 한국은 기축통화국도 아니면서 코로나19 기간 재정을 펑펑 썼고 부채 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인구 구조 변화와 저성장 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특단의 재정적 조치가 없다면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재정은 전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음을 국내ㆍ외의 많은 기관이 경고하고 있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같이 시대에 맞지 않는 재정 칸막이를 없애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미 대다수의 국가에서 운용하고 있는 재정준칙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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