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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거운 퍼터는 단종된 모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윈덤 클라크가 지난 19일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단종된 모델인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 퍼터를 썼다. UPI=연합뉴스

윈덤 클라크가 지난 19일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단종된 모델인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 퍼터를 썼다. UPI=연합뉴스

키건 브래들리는 26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상금 360만 달러(약 47억원)를 받았다. 그는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 퍼트를 사용했다.

브래들리가 퍼터로 우승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퍼터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브래들리는 퍼트로 얻은 타수 이득 1위(7.03타)였다. 준우승한 블레어(1.94타)와 5타 넘게 차이가 났다.

브래들리는 2011년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벨리퍼터를 써서 우승했다. 이후 퍼터를 몸에 붙이고 스트로크하는 앵커링이 금지되면서 벨리퍼터를 사용하지 못했고 퍼트 능력도 떨어졌다.

브래들리는 2021년부터 캘러웨이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 퍼터를 사용하면서 살아났다. 지난해 조조 챔피언십에 이어 2승을 따냈다.

오디세이 제일버드 380 퍼터. 흰색과 검정색이 대비된다. 사진 오디세이.

오디세이 제일버드 380 퍼터. 흰색과 검정색이 대비된다. 사진 오디세이.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는 2014년 나왔다가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단종됐다. 사라졌던 버사 제일버드는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지난 주 US오픈에서 윈덤 클라크가 이 퍼터로 우승했다. 클라크가 오래된 이 모델을 쓰게 된 건 대학(오클라호마 주립대) 선배이자 US오픈 챔피언조에서 우승경쟁한 리키 파울러 때문이었다.

지난 3월 클라크는 파울러와 동반 라운드하다 파울러의 퍼터가 마음에 들어 똑같은 퍼터를 주문했다. 스펙도 똑같이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US오픈 3라운드까지 퍼트 1위는 파울러였고 2위는 클라크였다. 두 선수가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같은 퍼터를 가지고 경기해 클라크가 이겼다.

파울러도 사연이 있다. 그는 자신의 캐디의 퍼터가 마음에 들어 써봤다가 마음에 들어 똑같은 사양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립과 헤드에 붙이는 납테이프까지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파울러는 원하는 걸 갖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운이 좋았다. 미국 골프닷컴에 의하면 캘러웨이 투어 매니저인 조 툴롱은 지난 1월 선수 지원용 투어밴에서 우연히 버사 제일버드 헤드를 발견했다. 쓰는 사람이 없어 버릴까 하다가 그냥 놔뒀는데 일주일 후 리키 파울러가 이 퍼터를 요청했다.

몇 년 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파울러의 성적이 확 올라갔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도 ‘파울러 퍼터’를 요청했다. 그 중 한 명이 윈덤 클라크다. 툴롱은 “클라크의 우승은 댐을 무너뜨렸다”며 ”클라크 우승 후 선수들로부터 버사 제일버드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최소 100개 받았다“고 했다.

2008년 US오픈에서 타이거 우즈와 맞선 로코 미디에이트의 퍼터 세이버투스. 사진 오디세이

2008년 US오픈에서 타이거 우즈와 맞선 로코 미디에이트의 퍼터 세이버투스. 사진 오디세이

캘러웨이 퍼터 중 이 보다 큰 인기를 얻은 퍼터는 2008년 US오픈에서 타이거 우즈와 연장전을 벌인 로코 미디에이트가 쓴 오디세이 핫 XG 세이버투스였다고 툴롱은 기억했다.

미디에이트가 쓴 오데세이 핫 XG 세이버투스는 당시 시판되고 있는 것이었는데 버사 제일버드는 단종된 제품이다. 캘러웨이는 선수들에게 줄 제품을 만들면서 일반인을 위한 오디세이 제일버드 380이라는 이름의 한정판도 내놓을 계획이다.

골프닷컴은 버사 제일버드 퍼터가 중고 시장에서 3000달러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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