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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도 폭염 덮친 美…등산하던 10대도, 구하려던 아빠도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텍사스주 빅 벤드 국립공원. 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빅 벤드 국립공원. AFP=연합뉴스

미국 남부의 한 국립공원에서 폭염 속 하이킹하던 30대 남성과 10대 의붓아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미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6시쯤 텍사스주 빅 벤드 국립공원에 응급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플로리다에서 온 31세 아버지와 14세·21세의 두 의붓아들이 섭씨 48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이 국립공원의 '마루포 베가' 등산로를 오르다 구조를 요청한 것이었다.

작은아들이 등산로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아버지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차량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큰아들은 동생을 등산로 입구 쪽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국립공원 경비대와 미 국경순찰대원들이 오후 7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작은아들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후 대원들은 아버지를 찾는 수색에 나섰고, 30분쯤 뒤 그가 탄 차량이 인근 등산로 경사면 아래쪽에 추락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버지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판정됐다.

사고가 발생한 마루포 베가 등산로는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가장 더운 지역에 있으며, 험준한 사막과 바위 절벽을 통과하는 길이다. 그늘이나 물이 없어 한여름에는 위험한 등산 코스라고 공원관리소 측은 설명했다.

공원관리소는 "현재 리오그란데강 일대와 빅 벤드 사막 지역 전역에서 매일 기온이 43도 이상 오르고 있다"며 "이는 극도로 치명적인 기온이므로 오후 시간대에는 등산로에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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