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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막겠다, 회·참외 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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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6일 오후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방문해 특산물인 참외를 시식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6일 오후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방문해 특산물인 참외를 시식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여당이 연이어 농수산물 ‘현장 먹방’ 행보에 나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문제와 관련해 과학적 설명만으로는 괴담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는 26일 경북 성주군 농산물공판장을 방문해 성주참외를 직접 깎아 시식했다. 김 대표는 사드 괴담으로 피해를 봤다는 농민에게 “참외 400박스를 사가겠다. 전 국민에게 성주참외의 우수성을 알리고 성주군이 결코 그것(괴담) 때문에 피해 입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성주군청에서 진행된 ‘사드기지 환경영향평가 보고회’에선 “문재인 정권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하는 시늉만 하고 사실상 저지하며 갈등을 조장했다”며 “누군가 손대지 말라고 압력을 넣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배후와 몸통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드기지 주변 5곳 전자파가 인체보호 기준의 0.189%에 불과하다는 국방부·환경부 조사 결과가 지난 21일 발표되자, 이를 고리로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하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두 부처가 여당과 발표 시기를 조율하지 않아 야당의 ‘사드 괴담’ 같은 주장을 곧바로 반박하지 못했다며 장관들을 동시에 불러 강하게 질타했다고 26일 국민의힘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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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3일엔 한덕수 국무총리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TF’ 소속 여당 의원들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연이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괴담으로 어민이 고통을 겪는다는 뉴스를 보고 총리가 여당에 부탁해 마련된 자리”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상인들을 만나 “우리 사회는 이미 광우병 괴담, 사드 괴담으로 큰 비용을 치렀다”며 “괴담 피해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에선 정부를 용산총독부라 비판하고 있다”며 “이런 말이 진짜 괴담이란 것이 정부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3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 회로 저녁식사를 했다. 각 상임위원회도 횟집 오·만찬 회동을 잇따라 계획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적극 대응 기조엔 과거 야당의 괴담 공세에 저자세로 대처해 오히려 일을 키웠다는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광우병이나 사드 때도 괴담이 돌았고 많은 국민이 불안에 떨었으나 사실과 달랐다”며 “과학적으로 볼 때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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