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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아이가 갑자기 펄펄 끓는다면? 분당서도 찾는 강남 이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내 1호 어린이 병원이 의사 부족 사태로 인해 휴진 문구가 붙여져 있다. 뉴스1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내 1호 어린이 병원이 의사 부족 사태로 인해 휴진 문구가 붙여져 있다. 뉴스1

지난 12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달빛의원. 강남구가 지정한 야간진료상담센터다. 이곳은 오후 11시까지 진료한다. 강남지역 1차 의료기관이 보통 오후 6시30분, 7시 정도 문을 닫다 보니 대기실은 환자와 보호자로 가득 찼다. 병원 밖 건물 복도에도 간이의자가 놓였다.

이규창 세곡달빛의원 경영지원본부장은 “내원 환자의 70%가 발열·장염·알레르기 등 경증 환자”라며 “서울은 물론 경기도 성남 분당이나 용인 수지에서도 환자가 찾는다”고 말했다. 보호자 A씨(30대)는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 당황스러웠는데 늦은 시간에도 진료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세곡·논현·압구정에 운영 

강남구가 지난달부터 운영하는 ‘야간진료상담센터’가 야간 진료 공백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구가 운영하는 야간진료상담센터는 3곳이다. 다나아의원(논현권역)·보통의의원(압구정권역)·세곡달빛의원(세곡권역) 등이다. 모두 1차 의료기관으로 야간(오후 9~11시)과 휴일에 18세 이하 환자를 돌본다. 강남구엔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30개 있다. 하지만 28개 의원이 ‘나 홀로’ 의사다. 연중무휴 진료가 가능한 소아과 의원은 단 한 곳도 없다는 게 강남구 설명이다.

야간진료상담센터는 지난달 한 곳당 평균 1254명이 야간·휴일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곳은 1869명에 달했다. 강남구는 이곳에 진료 한 건당 3만5000원을 지원한다. 당초 1600명이 한달간 3곳을 이용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 이용 환자는 더 많았다.

119구급대원들이 응급실로 환자를 옮기고 있는 자료사진. 중앙포토

119구급대원들이 응급실로 환자를 옮기고 있는 자료사진. 중앙포토

아이가 갑자기 한밤중에 열이 나면 당장 응급실이나 ‘달빛어린이병원’을 찾게 된다. 달빛병원은 보건복지부 주도 사업이나 낮은 수가에 따른 적자문제 등으로 한쪽에서 폐지요구가 나오기도 한다. 이달 기준 전국에 44곳이 운영 중이나 홈페이지엔 ‘병원에 운영시간 등 정보 확인 후 방문 부탁드립니다’란 안내문이 쓰여 있다.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응급실 과밀화문제 해결 도움 될까  

강남구에 따르면 야간진료센터가 활성화되면, 응급실에 환자가 쏠리는 과밀화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계에선 소아 진료체계 붕괴를 막을 현실적 대안으로 중증-중등증-경증 환자 상태에 따라 대학병원, 중·소병원이 환자를 나눠 맡아 불필요한 진료를 크게 줄여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응급의료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 응급실 진료 건수는 480만4262건이다. 이중 증상이 호전돼 집으로 돌아간 경우가 322만8114건(67.2%)으로 상당하다. 9세 미만이 39만6580건(12.3%)을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지기 전인 2019년엔 9세 미만이 20.3% 수준이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야간·휴일에 갑자기 아이가 아플 때 불안한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야간진료상담센터를 운영하게 됐다”며 “진료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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