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는 못쫓아가겠네…남부 겨울철새 황새, 한여름 연천 등장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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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종 1급 겨울 철새인 ‘황새’가 중부 접경지역에 한여름에 나타났다. 이석우 임진강생태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황새는 습지에 온종일 머물며 부리로 깃을 연신 가다듬는가 하면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면서 여름을 나는 모습이었다. 몸길이 1m 정도에 몸무게는 4kg 정도 되는 어미 새였다. 몸은 전체적으로 희고 날개 가장자리만 검은색을 띠고, 검은색 부리는 길었고, 눈 테와 주변은 붉었다. 다리는 길고 붉은색을 띠었다. 황새의 암수는 생김새가 거의 같아서 겉모습으로 구별이 어렵다.

“겨울 난 뒤 번식지로 돌아가다 낙오한 황새로 추정”

 이석우 대표는 “겨울 철새인 황새가 한여름에 나타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드문 일”이라며 “발견된 황새는 인식표(가락지)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야생 개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을 전남 해남 등 남부지방 또는 임진강 일대에 보낸 후 봄철 번식지인 시베리아 등지로 무리와 함께 돌아가던 중 낙오된 개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중부지역에서 발견된 것도 이례적이다. 사진 임진강생태네트워크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중부지역에서 발견된 것도 이례적이다. 사진 임진강생태네트워크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황새는 전 세계에 3000여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동북부인 시베리아와 연해주 남부, 중국 동북부지방에서 주로 번식한다. 한국과 중국 남부지역, 양쯔강 유역, 타이완 남부지역, 홍콩, 일본 등지에서 소수의 개체가 겨울을 보낸다.

키 큰 나무나 인공 구조물(송전탑 등)에 둥지를 지으며 연안 습지, 갯벌, 농경지에서 개구리, 미꾸리, 붕어, 뱀 등을 주로 잡아먹는다. 습지와 하천 매립, 개간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감소하고, 감전 또는 전깃줄 충돌 등으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중부지역에서 발견된 것도 이례적이다. 사진 임진강생태네트워크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중부지역에서 발견된 것도 이례적이다. 사진 임진강생태네트워크

 이 대표는 “황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하던 텃새였지만 농경지가 줄어들면서 서식지가 감소하고, 환경오염으로 먹이원이 줄고, 밀렵까지 성행하면서 1950년대 이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1971년 4월 4일 충북 음성에서 번식하던 한쌍 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수컷이 죽으면서 남한에서 텃새로서 황새의 대가 끊겼다고 한다. 북한에서도 1980년대 이후로 번식하는 황새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1996년 10월 한국교원대가 황새복원센터(현 황새생태연구원) 문을 열면서 우리나라에서 황새 복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황새는 무사히 사육장에서 번식해 자연 적응 훈련을 거쳐 2015년 9월 3일부터 순차적으로 자연에 방사되고 있다. 이후 충남 예산 등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이 협력해 황새 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요즘은 전남 해남 등지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겨울에 시베리아 등지에서 소수의 황새가 날아와 월동 후 봄에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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