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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는 매수 고려할만"…전문가 10명이 본 하반기 집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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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하반기 집값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1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하반기 집값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1

“강남 인기지역은 이미 상승세로 전환했다. 따라가기엔 늦었다. 강남이 오르고 3~6개월 후 순차적으로 강북·수도권이 올랐다. 올 하반기에 눈여겨볼 대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무주택자라면 하반기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 자본과 원리금 상환 능력에 따라 그간 봐온 관심 단지를 중심으로 매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추가 하락 요인은 줄어들고 있다. 우선순위는 미래 가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상승 요인이 거의 없다. 추가로 규제 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지만 국회 통과가 녹록지 않다. 반면 하반기 역전세난은 최고조에 달하고, 고금리는 여전하다. 또 최근 집값이 내려갔지만, 소득·물가 수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급매물은 상반기에 많이 팔려 당분간 소강국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올 하반기 집값은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물어본 결과 6명이 ‘보합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했다. 또 “실수요 목적이라면 매입을 고려할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 10인이 꼽은 상승 요인은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 ▶주택 공급 감소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 ▶실수요자 유입 ▶새 아파트 분양가 상승 ▶인기지역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견인 효과 ▶정비사업 공급 확대 등이었다.

“규제 완화 효과, 하반기에 나타날 것”

지난해부터 이어온 정부의 종부세·양도세 완화책에 이어 취득세(지방세법) 중과 완화가 국회를 통과한다면 주택 거래가 늘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1·3 부동산 완화책의 효과가 올 하반기에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실수요자와 함께 하반기 투자 목적 수요자가 매매에 가담하게 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휴화산에서 활화산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도 “인기지역 갈아타기 수요와 전셋값 반등이 집값 상승의 시그널”이라며 “평균 부동산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이를 '하락'으로 해석하면 잘못된 판단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고금리 기조는 완화(동결 내지는 인하)될 것이란 시각이 우위를 보였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금리 변동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충격은 보통 4~5개월 후에 정점에 달한 후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요즘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하락 폭 감소와 거래량 증가가 매수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신규 인허가·착공 물량이 감소한 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 공급 사이클에 따른 예측이다. 고종완 원장은 “집을 사본 사람들은 수급에 따른 대응이 빠르다. 지금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이들은 이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도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3.3㎡ 기준)는 2021년 말 1309만원에서 이달 1720만원으로 18개월간 31%나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가파르게 오른 새 아파트 분양가 등 인플레이션 요소는 향후 기존 아파트 가격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강남3구의 가격 상승이 비강남 지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과다, 큰 하락장 올 수도”

반면 하락 요인은 ▶역전세난 ▶경기침체 우려 ▶구매력 한계 등 수요 감소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 ▶미국 금리 인상과 글로벌 부동산 가격 하락 ▶강달러 등 환율 변동성 등을 꼽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 최대 이슈는 역전세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5%에 그치는 데다 미분양 7만 가구가 쌓여 있고, 하반기 인천과 지방 등 입주 공급이 많은 지역 위주로 역전세난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문도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0명 중 유일하게 “하반기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부양책은 세계 경제정책 방향과 괴리를 발생시켜 향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높은 가계 부채 등 경제 리스크 확대로 인해 더 큰 하락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공공분양 물량은 항상 공격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낙폭이 큰 지역을 대상으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이 30~35% 범위 내일 경우 매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주목해야 할 변수로 물가와 금리 등 경제지표 외에 다주택자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지난 10여년 간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주체였다는 점에서 국면 전환기에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합수 교수는 “사실상 종부세·양도세 중과가 해제된 시점에서 취득세 부담까지 내려간다면 다주택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들이 합류하는 시점에서 일부 지역이 강보합세를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주택자 재진입은 주택가격 상승의 우려가 있어 취득세 완화를 유보하고,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행정구역별로 상시과세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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