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은 배우 신구(87)가 "자연인으로서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 그래서 이게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서 신구는 "힘을 남겨놓고 죽을 바에야 여기 다 쏟고 죽자는 생각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 달 8일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개막하는 '라스트 세션'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무신론자인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와 유신론자인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신학자인 루이스가 논쟁을 벌이는 2인극이다. 신구는 프로이트 역으로 2020년 초연과 2022년 재연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사실 신구는 지난 시즌 급성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하며 자리를 잠시 비운 바 있다. 급성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신체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병으로, 당시 그는 심장에 박동기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박동기가 (심장이) 일 분에 몇 번 뛰도록 맥박수를 조절한다. 심장이 늦게 뛰거나 쉬면 이 녀석(박동기)이 알아서 전류로 자극해 맥박 수를 맞춰준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는 여러분들하고 (건강 상태가) 같다. (웃음) 이게 10년은 간다는데, 10년이면 나 죽은 다음이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제는 샤우팅 해도(소리 질러도) 지장이 없다"
실제로 그는 간담회가 끝날 무렵 대사 한 구절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홀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대사를 소화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깜짝 놀라게 했다.
신구가 이번 시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대사 전달'이라고 한다.
그는 "모여서 대본을 계속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오랫동안 토의를 해도 쉽게 답이 안 나오는 부분들이 있다. 하물며 한 번 오시는 관객들은 우리가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충분히 이해하고 즐기고 갈 수 없다"면서 "대사를 명확하게, 확실하게 전달해서 관객이 편하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