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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접수, 무상교환" 속아 100만원 날렸다…요즘 판치는 카톡사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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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AS센터를 사칭한 카톡 채널과의 대화 내용. 제보자 제공=연합뉴스

기업 AS센터를 사칭한 카톡 채널과의 대화 내용. 제보자 제공=연합뉴스

기업 고객센터를 사칭한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 "애프터서비스(AS)를 해 주겠다"고 하면서 고객의 돈을 가로채는 사기가 최근 늘고 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외 유명 가전기업 A사의 진공청소기를 4년째 사용 중인 김모(35) 씨는 최근 청소기 AS를 받기 위해 카톡 채널을 통해 상담을 받았다.

김씨가 카카오톡 앱에 A사를 검색했더니 'A사 청소기 AS접수'라는 이름의 채널이 보였다. 김씨는 별 의심 없이 이 채널을 추가한 뒤 AS를 요청했다.

김씨의 문의에 상담원은 "해당 제품에 대해 새 제품으로 무상 교환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라며 새 제품으로 교환하라고 권했다. 소비자가 물류센터를 통해 새 제품을 구매하면 택배기사가 새 제품을 배송하면서 맞교환 방식으로 기존 제품을 회수하고 새 제품 결제 금액은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는 것이 상담원의 설명이었다.

상담원의 말을 믿은 김씨는 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물류센터 홈페이지 링크를 카톡으로 전송받았다. 하지만 순간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A사 고객센터로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했고, 다행히 이것이 사기였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피해를 입지 않았다.

A사 고객센터 측은 "최근 회사를 사칭한 카톡 채널을 통해 AS를 신청하려다 사기를 당한 사례들이 있다"면서 "카톡 채널이 아닌 공식 고객센터 전화를 통해 AS를 신청하라"고 권했다.

김씨는 "이 회사에서 원래 구입 2년 이내 제품에 대해 리퍼 상품으로 무상 교환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어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AS 문의 고객에게 사기를 친 뒤 잠적한 카톡 채널. 제보자 제공=연합뉴스

AS 문의 고객에게 사기를 친 뒤 잠적한 카톡 채널. 제보자 제공=연합뉴스

"새 제품 사면 제품 수거 후 환급" 입금했는데 감감 무소식

인터넷 카페 등을 검색하면 이처럼 기업 고객센터를 사칭한 카톡 채널에 속아 돈을 잃었다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최근 한두 달 새 일어난 사건들로, 피해 금액은 적게는 십여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한다. 품목도 청소기, 공기청정기, 홈 카메라 같은 가전부터 유아차, 캠핑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내 중소기업 B사의 로봇청소기를 사용 중인 이모 씨의 경우 AS 신청 제품을 새 제품으로 무상 교환해준다는 상담원의 말을 믿었다가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잃었다.

이씨는 상담원이 보내 준 링크를 타고 들어가 물건을 구매한 뒤 돈을 입금했지만, 새 제품은 오지 않았고 밖에 내놓은 기존 제품도 수거해가지 않았다.

그는 "'B사 고객센터 24시'라는 채널명과 함께 카톡 프로필 사진에 회사 로고도 박혀 있어 깜빡 속아 넘어갔다"면서 "제품이 오지 않아 다시 카톡으로 문의하려고 하니 고객센터는 사라지고 '프로필이 초기화되었습니다'라는 문구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톡 채널을 통해 기업 고객센터를 사칭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데 대해 "카카오톡 채널이 사업자라면 누구나 마음대로 채널을 개설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카카오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업자에는 비즈니스 인증 채널이라는 마크를 부여해 이용자들의 식별을 돕고 있으며, 인증받지 않은 채널의 경우 채팅창 상단에 주의를 당부하는 경고 메시지를 노출하고 있다"며 "카톡 채널 상담 시 인증마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카카오톡 채널과 관련된 피해 신고가 들어올 경우 소명자료 제출을 거쳐 해당 채널을 영구제재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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