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공연장인 ‘마포 하이스테이지’에서 대학생 학자금 패키지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는 “학생에게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가장학금과 근로 장학금도 액수를 좀 더 늘리겠다”며 “등록금 외에도 생활의 어려움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생활비 저리 대출한도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00만 명 이상이 약 1882억원의 혜택을 내년에 더 받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런 내용을 직접 25분간 프레젠테이션(PT) 형태로 발표했다. 재킷을 벗고 하늘색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귀걸이형 마이크를 차고 연단을 자유로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년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딱딱한 형식을 벗고 스티브 잡스의 PT 형식을 본떴다”고 했다.
이런 행보는 1000원의 아침밥이나 토익 유효기간 연장 등 김 대표가 추진하는 청년 정책의 연장선이다. 내년 총선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청년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최근 ‘정치쇄신 3대 과제’도 발표했다.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국회의원 정수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정치 과잉 때문”이라며 “의원 숫자가 10%(30명)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감축에 나서자”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도입 ▶불체포특권 포기도 제안했다. 여당 의원에게는 불체포특권 서약 동의서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국민의힘 의원 113명 중 105명이 서약했다.
지난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자고 제안했는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아직도 답변이 없다”며 “반대로 특권 포기를 못 하겠다는 민주당 내 큰 목소리만 가득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소속 의원은 “의원정수 축소는 사실상 비례대표 감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데, 노동계나 시민단체에 비례 배분을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체포특권 포기도 돈 봉투 사건 등 수사국면에서는 민주당이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어서 김 대표가 선두에 서서 압박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7월 중순에는 이철규 사무총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와 함께 5박 7일 간 미국을 방문한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실과 별개로 방미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2015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이후 8년 만이다. 김 대표는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미국 주요 인사와 한·미동맹 강화 등을 논의하고, 재외동포도 만날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 선언’ 등 정상외교 성과를 실질적 결과로 잇기 위한 측면 지원 성격”이라며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이후 중국을 방문해 논란을 산 민주당과의 차별화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