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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국산 폐암 치료제 렉라자, 블록버스터급 신약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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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유한양행

뇌 전이 억제 효과 있는 치료제
진료 현장에서도 유효성 확인
1차 치료제 확대 위해 허가 신청

신약 개발을 위해 활발하게 연구를 이어나가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

신약 개발을 위해 활발하게 연구를 이어나가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

오는 2026년이면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이를 3년 앞두고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혁신 신약 개발, 사업 영역 확장, 글로벌 진출 가속화 등이다. 이중 현신 신약 개발의 중심에는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있다. 렉라자는 3세대 돌연변이형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억제 폐암 치료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 선택권 높아져 

유한양행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부문의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특히 2021년 초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의 신약 허가를 획득했고 같은 해 7월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며 본격적인 국내 시판에 나섰다. 이를 통해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주고 의료진의 치료 선택권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렉라자의 뇌 전이 억제 효과가 주목받는다. 국내 허가의 근거가 된 렉라자의 임상 1/2상 시험 LASER201 결과를 보면 뇌 전이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은 26개월이었다. 항종양 효과는 물론 우수한 뇌 전이 억제 효과를 확실히 한 셈이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으로 항암제의 효능을 확인하는 중요한 평가 지표로 꼽힌다. 유한양행 측은 “EGFR 변이 치료제에서 뇌 전이 억제 효과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EGFR 변이 환자의 40~50%에서 뇌 전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렉라자의 유효성이 확인됐다. 처방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살펴보면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이 13.9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렉라자의 허가 임상인 LASER201에서 확인된 무진행 생존 기간(11.1개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객관적 반응률 역시 62.1%로 나타나며 LASER201 임상에서 확인된 55.3%를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렉라자는 매출 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렉라자의 지난해 연 매출은 300억원(유한양행 자체 집계)을 넘어섰다. 2021년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된 후 1년여 만의 성과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 이전에 허가받은 국내 개발 항암 신약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제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에서 내 놓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정 80mg.

유한양행에서 내 놓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정 80mg.

미국 얀센과 임상 개발도 진행중

유한양행은 최근 렉라자를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한 국내 허가 신청을 했다. 유한양행은 앞선 임상 1/2상 시험에 이어 10여 개 국가에서 글로벌 단독 3상 시험 LASER301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이 결과를 근거로 적응증 확대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유한양행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Congress)에서 렉라자의 성공적인 글로벌 단독 3상 결과를 발표하며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렉라자는 1차 평가 지표인 무진행 생존 기간에서 중앙값 20.6개월을 기록했다. 비교 약물인 기존 1차 치료제(이레사)의 9.7개월보다 2배 이상 개선된 수치로,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을 약 55%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국내에서 적응증을 확대할 경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렉라자의 또 다른 글로벌 임상 개발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사 얀센의 주도로 얀센 이중 항암 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를 병용했을 때의 치료 효과를 살피는 임상 3상(연구명 MARIPOSA)을 실시하고 있다. 얀센은 렉라자 병용 요법의 시장 가치를 최소 50억 달러(약 6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CEO 전략 콘퍼런스에서 2025년 이내 연간 50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는 파이프라인 5개 중 하나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을 지목하며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기대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조 사장은 “렉라자의 1차 치료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글로벌 출시를 통해 렉라자가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기존 중점 과제들의 임상 단계 진입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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