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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시의원 "TBS 추경안 자체가 모독"...대표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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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한 정태익 TBS 대표이사와 김규남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사진 TBS 유튜브 캡처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한 정태익 TBS 대표이사와 김규남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사진 TBS 유튜브 캡처

올해 삭감된 예산을 되살리기 위해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한 정태익 TBS 대표가 김규남 국민의힘 서울시의원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9회 정례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TBS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김 의원은 “먼저 오늘 TBS 추경안이 올라온 것 자체가 의회를 무시하고 천만 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뗐다.

그는 “시민의 세금으로 (TBS에) 또다시 기회를 주는 것은 국민 혈세에 대한 모독”이라며 “정 대표는 왜 TBS 지원 폐지 조례안이 통과됐다고 보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맞다.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혁신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그러면서 “대표님이 제출하신 혁신안에는 3년 뒤 방송인 김어준 혹은 김어준 같은 사람이 왔을 때 그것을 방지할 만한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출연제한심의위원회를 두고자 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말뿐인 심사위원회”라며 “다른 사람이 오면 다시 바뀔 수 있는 (그런) 공허한 혁신안이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또 “TBS가 공영방송으로 운영되어야 하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TBS는 단순히 추경이라는 산소호흡기만 달아서 살아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등 더 신속한 혁신이 필요하단 김 의원의 지적에 정 대표는 “저는 사람들의 명운을 갖고 어떻게 하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며 “사람을 줄여서 제작 슬림화하는 것은 못 하겠다. 저를 내리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어떻게 혁신안이냐. 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 아니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다그쳤고 정 대표는 다시 “죄송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고성은 이다음 오고 갔다. 김 의원의 정회 요청에 정례회가 잠시 멈춘 순간 김 의원은 정 대표에게 “답변 태도가 그게 뭐냐”고 소리쳤고 정 대표는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 그럼”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후 정 대표는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날 상정된 TBS 추경안은 잠정 보류됐다.

정태익 TBS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공개홀에서 '공정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태익 TBS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공개홀에서 '공정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편 TBS는 지난 12일 혁신안을 공개했다. 혁신안에는 신입 채용중단과 5년 내 정원 20% 감축, 상위 직급 직원들의 임금 축소, 대표 및 부서장의 업무추진비 삭감, 간부 연봉 약 4% 반납, 연장근무 제한 조치 등이 포함됐다. 올해 TBS 출연금 예산은 23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8% 줄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3억원을 한 차례 추가 편성했으나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강도 높은 혁신안 없이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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