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삭감된 예산을 되살리기 위해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참여한 정태익 TBS 대표가 김규남 국민의힘 서울시의원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9회 정례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TBS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김 의원은 “먼저 오늘 TBS 추경안이 올라온 것 자체가 의회를 무시하고 천만 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뗐다.
그는 “시민의 세금으로 (TBS에) 또다시 기회를 주는 것은 국민 혈세에 대한 모독”이라며 “정 대표는 왜 TBS 지원 폐지 조례안이 통과됐다고 보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맞다.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혁신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그러면서 “대표님이 제출하신 혁신안에는 3년 뒤 방송인 김어준 혹은 김어준 같은 사람이 왔을 때 그것을 방지할 만한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출연제한심의위원회를 두고자 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말뿐인 심사위원회”라며 “다른 사람이 오면 다시 바뀔 수 있는 (그런) 공허한 혁신안이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또 “TBS가 공영방송으로 운영되어야 하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TBS는 단순히 추경이라는 산소호흡기만 달아서 살아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등 더 신속한 혁신이 필요하단 김 의원의 지적에 정 대표는 “저는 사람들의 명운을 갖고 어떻게 하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며 “사람을 줄여서 제작 슬림화하는 것은 못 하겠다. 저를 내리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어떻게 혁신안이냐. 다 같이 상생하자는 것 아니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다그쳤고 정 대표는 다시 “죄송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고성은 이다음 오고 갔다. 김 의원의 정회 요청에 정례회가 잠시 멈춘 순간 김 의원은 정 대표에게 “답변 태도가 그게 뭐냐”고 소리쳤고 정 대표는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 그럼”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후 정 대표는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날 상정된 TBS 추경안은 잠정 보류됐다.
한편 TBS는 지난 12일 혁신안을 공개했다. 혁신안에는 신입 채용중단과 5년 내 정원 20% 감축, 상위 직급 직원들의 임금 축소, 대표 및 부서장의 업무추진비 삭감, 간부 연봉 약 4% 반납, 연장근무 제한 조치 등이 포함됐다. 올해 TBS 출연금 예산은 23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8% 줄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3억원을 한 차례 추가 편성했으나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강도 높은 혁신안 없이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