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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청년 사회진출 돕는 든든한 맏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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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제14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제14회 홍진기 창조인상

제14회 홍진기 창조인상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네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세계에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김명자 KAIST 이사장,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 유욱준 과학기술한림원장,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 김은미 서울대 교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았다. 김명자 심사위원장은 “인류문명의 대전환기에서 돋보이는 창의성과 혁신성으로 우리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젊은 세대 리더를 발굴 상찬하면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키웠다.

김성민

김성민

김성민(38) 브라더스키퍼 대표는 자립 준비 청년의 든든한 후원자다. “매년 2500여 명씩 사회에 나오는 자립 청년의 맏형 역할을 하는 것”이 10여 년 동안 그가 사력을 다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본인 또한 보육원 출신인 김 대표는 “혈혈단신으로 세상에 나오는 막막함과 두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19년 전 그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그곳은 벼랑과도 같았다. 2004년 고교 졸업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그에겐 단돈 5만원이 전부였다. 6개월간 노숙할 때는 범죄의 손길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가장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이태원의 한 식당에 면접을 보고 취업했다.

열심히 식당 일을 하며 주말에는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을 돌봤다. 늘 부모가 그리웠던 그는 후배들에게 가족이 돼주고 싶었다. 2008년부턴 보육원 아동과 재능기부자를 연결해주는 비영리단체 예스대디의 간사를 맡아 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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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당시 전국 200여 개 보육원을 찾아다니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자립 청년에게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보육원을 나오면 수많은 범죄의 손길이 다가오지만, 직업과 삶이 안정되면 그런 유혹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했다. 잠시 교회 전도사로 몸담았을 때도 그가 주력한 것은 선교가 아니라 신도와 자립 청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6개월 만에 100여 명을 취업시키기도 했지만 길어야 3개월, 평균 몇 주 만에 적응을 못 하고 일을 그만뒀다.

그래서 생각한 게 자립 청년을 위한 취업과 사회적응교육을 동시에 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2018년 설립한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다. 김 대표는 “식물 인테리어와 조경을 주업으로 삼았는데 자립 청년의 정서적 지원에 딱 맞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지난 5년간 매출이 급성장했고 올해는 60억원을 예상한다. 현재 브라더스키퍼 직원 10명 중 8명은 보육원 출신이다. 내년부터는 식물 인테리어를 콘셉트로 한 카페들을 열어 자립 청년의 고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8~2021년엔 자립 청년의 법적 지위를 규정하는 입법 운동에 앞장섰다. 김 대표는 “청와대 취약계층 만찬에 초대됐는데 자립 청년의 현실을 분석한 자료를 한 뭉치 챙겨 가 열변을 토했다”고 했다. 사회적 기업이 고용하는 ‘취약계층’에 자립 청년이 포함돼 있지 않아 모순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뒤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 관계자와 수십 번을 면담하고 그의 주장이 언론에도 알려지며 2019년 해당 법안이 개정됐다. 이후에도 입법 보완 노력을 계속해 자립 청년을 ‘퇴소 후 5년까지만’ 취약계층으로 인정했던 규정이 만 34세까지로 2021년 확대됐다. 김 대표는 “청소년기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자립 청년을 좋은 길로 이끄는 건강한 어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김성민(1985년생)

▶비영리단체 예스대디 간사(2008~2015)
▶김천대 사회복지선교학과 학사(2014)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 설립(2018)
▶국민추천포상 대통령 표창(2022)
▶국민통합위 소속 자립준비청년특위 위원(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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