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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지 못한 공격축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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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년 만의 부활포를 터뜨리고 포효하는 황의조. 조규성과 오현규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던 최전방 공격수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뉴스1]

1년 만의 부활포를 터뜨리고 포효하는 황의조. 조규성과 오현규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던 최전방 공격수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뉴스1]

공격은 서두르기만 하고, 수비는 허술하다. 조직력은 헐겁고, 짜임새가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4경기 연속 무승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 한국은 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의 복병 엘살바도르(75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4분 황의조(서울)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지만, 후반 43분 알렉스 롤단에 동점 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국은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콜롬비아전(2-2무)과 우루과이전(1-2패)을 1무1패로 마쳤고, 지난 16일 페루전 패배(0-1)에 이어 다시 무승부를 기록했다.

파상적인 공세를 퍼붓고도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4분 귀중한 첫 골을 터뜨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마인츠) 대신 투입된 황의조가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내준 볼을 상대 정면에서 받은 뒤 감각적인 턴으로 수비수를 따돌리며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뽑아냈다. 황의조의 A매치 통산 17번째 골(57경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골 맛을 본 건 지난해 6월 이집트와의 평가전(4-1승) 이후 1년 만이다.

황의조는 전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재임 기간 한국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선 기대 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부상 여파로 당시 소속 팀인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더니 월드컵 본선에서도 실전 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한국 대표팀 부임 후 네 번째 A매치에서도 이기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아래) 감독. [뉴스1]

한국 대표팀 부임 후 네 번째 A매치에서도 이기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아래) 감독. [뉴스1]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우루과이전(0-0)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그는 가나전(3-2)에 2골을 몰아친 후배 공격수 조규성(전북)에게 A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내줬다. 월드컵 이후 황의조는 임대 선수로 K리그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은 게 반전의 계기가 됐다. FC서울에서 경기 감각을 되찾은 그는 이번 대표팀 소집에 앞서 K리그 무대에서 2경기 연속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오는 30일 서울과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황의조는 유럽 무대 복귀를 노리고 있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43분,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점 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왼쪽 측면에서 내준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정면으로 올라온 볼을 롤단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한국은 스포츠 탈장 수술 여파로 페루전에 결장했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투입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이강인(마요르카)과 함께 마지막까지 팀 공격을 주도했지만, 후반 막판 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서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는 수비 보강이라는 숙제를 짊어지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은 4차례의 A매치에서 모두 골을 내주는 등 수비력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달 A매치 2연전에 중앙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기초 군사훈련 이수를 위해 빠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체로 여긴 팀에 잇따라 골을 내준 건 뼈아프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A매치 득점이 없던 FIFA 랭킹 75위 엘살바도르에 골을 내준 건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14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6으로 졌다.

페루·엘살바도르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첫 승을 거두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9월 유럽으로 건너가 평가전을 치른다. 9월 7일 영국 카디프에서 웨일스와 맞붙는 일정은 일찌감치 확정했다. 나머지 한 경기 장소는 영국 런던이 유력하고 상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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