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우디 이적설 일축 “EPL에서 할 일 남았다”

엘살바도르와의 A매치 평가전 직후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뉴스1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이적설을 일축했다.

손흥민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A매치 평가전(1-1무) 직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그 리그(사우디)에 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서 “아직은 프리미어리그가 좋고, 프리미어리그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여러 매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소속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 영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기존 연봉의 3배에 육박하는 400억원대 연봉에 4년 계약을 제시할 예정이라는 정황도 함께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를 떠날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에게 지금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운을 뗀 그는 “축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엔 수술을 두 번이나 경험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제일 좋았던 시즌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격한 운동이라 다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재활하는 동안) 많이 배웠고 사람으로서, 선수로서 더 발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A대표팀 합류 직전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증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았다. 후유증 때문에 앞서 대표팀이 치른 페루전(0-1패)은 결장했다. 엘살바도르전에서도 후반 24분 교체 출장해 20여 분을 뛰는데 그쳤다.

손흥민은 “수술한 지 오래된 게 아니어서 아프다. 통증이 심하다기보다는 아직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라면서 “8~9개월 가까이 참다보니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데, 앞으로 몇 주간 폭 쉬면서 회복하면 다음 시즌에는 100%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평가전에서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것과 관련해서는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입히려 하는 단계”라면서 “4년 동안 벤투 감독과 함께 하며 입은 옷을 한 번에 벗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번의 소집을 통해 한 발짝 두 발짝 (감독의 의도에) 다가갔다면, 다음 소집부터는 더 빠르게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내놓았다.

한편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A대표팀에 대해서는 “부상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손흥민은 “앞으로 남은 3번의 소집 동안 선수들이 다치지 않아야 한다”면서 “소속팀에서 주어진 역할에 집중하되, 아시안컵도 생각해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전=송지훈, 박린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