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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류 멸망시킬 수도"…35세 챗GPT 창조자 충격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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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CTO(최고기술책임자) 미라 무라티(35)가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했다. AP=연합뉴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CTO(최고기술책임자) 미라 무라티(35)가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했다. AP=연합뉴스

현재 우리에게 인공지능(AI)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향상하는 보조 도구일 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대상은 아니죠. 하지만 AI와 관련된 윤리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선 일종의 가드레일(사고 방지 장치)이 필요합니다.

'챗GPT'로 세계적 화두가 된 기업,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35)가 AI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다. 무라티는 개발팀을 이끌며 사실상 챗GPT를 창조한 인물이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챗GPT를 사용자와 직접 소통하며 피드백과 선호도를 반영하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게 앞으로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출시 당시 챗GPT는 연구용 데모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5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오픈AI도 충격을 받았다. 무라티는 "출시 뒤에야 문자나 이미지를 이용한 AI 기술에 있어 우리 회사가 경쟁의 선두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현실에 접목할 때 어떤 부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지가 매우 중요해진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챗GPT가 출시된 뒤 인공지능(AI) 시장이 재편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수년 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AFP=연합뉴스

챗GPT가 출시된 뒤 인공지능(AI) 시장이 재편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수년 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AFP=연합뉴스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은 뒤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T) 업계가 재편됐다. 구글 등 거대 기업들이 AI 전략을 다시 짜고 경쟁적으로 챗봇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 AI에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오픈AI의 목표가 '범용 인공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이 된 이유다. 기존 AI 기술은 특정 분야에 특화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 두는 패턴을 학습한 것이 대표적이다. 범용 인공지능은 특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인간처럼 생각과 창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무라티는 "우리의 임무는 범용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이를 안전하게 배포하는 것까지"라고 말했다.

무라티는 AI의 잠재적 위험을 막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 중 한 명이다. 그는 앞서 블룸버그에 "최악의 시나리오, 즉 AI가 인류가 멸망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며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따를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오픈AI의 대표 샘 알트먼 등 업계 관계자 350명은 "인간의 멸종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핵전쟁이나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만큼 AI에도 높은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업계 관계자 350명은 AI의 잠재적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업계 관계자 350명은 AI의 잠재적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1988년 알바니아에서 태어난 무라티는 16세에 캐나다로 이주해 피어슨 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이후 다트머스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졸업 뒤 골드만삭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프랑스 항공설비회사 조디악 에어로스페이스에서 1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뒤, 증강현실 스타트업을 거쳐 2013년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에 합류했다. AI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전기차 '모델X'를 개발하면서였다. 2018년 오픈AI에 합류했다.

당초 비영리 기업이었던 오픈AI에서 교육·금융·법률·의료 등 여러 분야에 기술을 적용하는 실험을 했다. 개발을 사실상 총괄했던 그는 2019년 오픈AI를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도록 추진했다. FT에 따르면, 오픈AI의 한 달 이용자는 약 1억 명에 달한다. 직원 수는 375명으로, 회사 가치는 100억 달러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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