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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정부와 정책공조 잘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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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경기 상황과 관계 없이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공조는 매우 잘 되고 있고, 계속해서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 안정’에서 ‘경기 대응’으로 옮겨가면서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서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연말에 물가상승률 2% 목표대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3%대로 가는 것도 확인해야 할 때”라며 “금리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연초 5.2%에서 4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5월 3.3%까지 내려왔다. 한은은 6·7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2%대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최근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5월에는 전년동기대비 18% 하락했고, 6월에는 (하락률이) 20% 중반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요인이 크게 작용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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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반기에는 반대로 국제유가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최 국장은 “국제유가, 전기ㆍ가스요금 인상 등 국내외 비용 인상 압력이 추가로 커지게 되면, 이 비용의 2차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크지 않아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식료품ㆍ에너지 제외)가 더디게 떨어지면서 물가안정 목표(2%)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총재, 김웅 부총재보, 최창호 조사국장.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총재, 김웅 부총재보, 최창호 조사국장. 뉴스1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3.9%지만 여기서 관리물가 영향을 제외했더니 4.4%로 올라갔다. 관리물가는 정부가 직ㆍ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대상으로 만든 가격지수다.

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총재는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때는 어느 국가나 생필품이나 저소득층이 쓰는 물가를 관리한다”면서 “작년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정부가 부득이하게 특정품목의 수급조정을 통해 관리했고 에너지나 전기요금을 해외보다 덜 올리긴 했지만 모든 나라의 공통현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라면 업계에 가격 인하를 권고한 데 대해서도 “세계적으로 이번 물가 상승기에 기업 이윤율(profitrate)이 늘었는데, 기업들도 이제 원자재 값이 떨어졌으니 그에 맞춰서 고통을 분담해달라는 정치적 말씀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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