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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조차 가격 올랐다…소름 돋게한 맛집 평양냉면 한 그릇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앞에 냉면 판매를 알리는 배너가 세워져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앞에 냉면 판매를 알리는 배너가 세워져 있다. 뉴스1

서민들이 가볍게 찾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이자 여름철 대표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냉면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서울 10개 지역의 음식점 10곳의 대표적인 냉면 가격을 조사한 결과, 냉면값은 지난해보다는 7%, 2018년보다는 29.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들 식당의 냉면 평균 가격은 8300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9150원, 2022년 1만50원으로 가파르게 올랐고 올해는 1만750원을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명 평양냉면집은 100% 메밀로만 만든 냉면 가격을 지난해 1만4000원에서 올해 1만5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이 식당의 같은 메뉴 가격이 1만2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년 만에 25%가 뛰었다.

서울 강서구의 함흥냉면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도 냉면 한 그릇 가격을 지난해 1만2000원에서 올해 1만3000원으로 올렸고, 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서울 중구의 평양냉면 맛집은 1그릇에 1만6000원이다.

한국물가정보는 냉면 가격이 상승한 원인으로 주재료인 메밀 가격 상승을 꼽았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국산 메밀 1㎏ 가격은 1만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53.8% 상승했다.

국산 메밀 가격은 2018년 이후 줄곧 6500원대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말 급격히 올랐고, 대체제인 수입 메밀 가격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수입 메밀 가격은 1㎏당 4300원 선으로 평년보다 40%가량 높았다.

그뿐만 아니라 냉면에 사용되는 설탕과 소금, 계란, 식초 등 다양한 식재료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특히 코로나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메밀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모두 오른 것이 영향을 끼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 냉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1∼15일 간편식 냉면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원자재가 상승 여파는 여름 간식 아이스크림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주요 3사에서 생산하는 아이스크림의 소매점 가격은이지난해보다 100∼200원씩 올랐다. '슈가플레이션', '밀크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설탕과 원유가격이 오른 때문이다. 실제 설탕 1㎏의 가격은 2018년보다 21.5%, 우유 1ℓ의 가격은 14.7% 뛰었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 "국제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여름 '슈퍼 엘리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보도 있어 주요 원당 생산국의 생산량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며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도 먹거리 물가가 또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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