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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수원화성 성곽 5.7km…정조대왕의 꿈 담긴 성 함께 걸어요

중앙일보

입력

안녕하세요. 소년중앙 13기 학생기자단 박서현 학생모델입니다. 여러분은 조선의 22대 임금 ‘정조’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마 규장각이나 정약용, 화성 등 많은 단어가 생각날 거예요. 저는 그중 화성에 주목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정조의 꿈이 담긴 성, ‘수원화성’에 다녀왔습니다.

수원화성을 짓기에 앞서 정조는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임금이나 왕후의 무덤)을 명당으로 꼽힌 수원 화산(花山)으로 옮기고 현륭원으로 이름을 바꿉니다(지금의 융릉). 당시 이곳에는 수원읍과 고을 관청들이 있었기에 수원읍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죠. 그 자리가 바로 지금의 수원화성 위치예요.

수원화성의 북수문은 화홍문이라는 이름이 있으며, 홍예문 수문 위로 다리를 놓고 그 위에 누각을 지은 형태다.

수원화성의 북수문은 화홍문이라는 이름이 있으며, 홍예문 수문 위로 다리를 놓고 그 위에 누각을 지은 형태다.

계획도시인 화성은 웅장한 성벽과 문루를 비롯한 여러 시설물로 구성됐는데요. 당시 최신 기술을 동원해 비용과 시간은 줄이고 수원의 지형을 그대로 살리며 2년 9개월 만인 1796년 완공됐습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일부 부서지긴 했지만, 축성 과정을 계획부터 꼼꼼히 기록한 『화성성역의궤』에 따라 거의 당시 모습대로 보수·복원했죠. 이어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어요.

현재 수원화성에는 성곽을 따라 약 5.7km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성이 워낙 넓고 볼거리가 많아 산책코스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죠. 화성 방문은 처음이다 보니, 북수문 부근에 주차장도 있고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고 추천받아 아침 산책 코스를 정했어요. 장안문에서 출발해 북수문(화홍문)-연무대-창룡문-남수문을 지나 다시 북수문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수원화성의 반 정도를 돌아보는 거죠. 저와 함께 수원화성을 산책해 봐요.

박서현 학생모델은 수원화성 둘레길 중에서 북수문-연무대-창룡문-남수문-북수문 코스를 아침 산책으로 걸었다.

박서현 학생모델은 수원화성 둘레길 중에서 북수문-연무대-창룡문-남수문-북수문 코스를 아침 산책으로 걸었다.

수원화성의 정문은 ‘장안문’입니다. 장안문은 수원화성을 출입하는 4개의 관문(창룡문·화서문·팔달문·장안문) 중 북쪽 문이에요. 왕이 사는 수도 한양을 향해 열리는 정문답게 가장 크고 아주 화려합니다. 2층 누각과 함께 문을 향해 오는 적군을 사방에서 포위·공격할 수 있게 만든 옹성까지 갖추고 있죠.

장안문을 지나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북수문(화홍문)’이 보입니다.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으로 반쯤 둥글게 아치형으로 만든 홍예문을 일곱 칸 이어 수문을 만들고, 그 위에 누각을 지은 모습이죠. 수원천이 흐르는 아치 위로는 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고요. 다리 위에 세운 누각에서는 예전엔 주변을 감시했지만 지금은 신발을 벗고 쉬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요. 이른 아침 산책을 한 저는 공기가 쌀쌀해서 그냥 지나쳤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아주 시원할 것 같아요.

수문을 지나 화성 동북쪽으로 오면 ‘방화수류정’이 있습니다. 방화수류정은 언덕 높은 곳에 있어 주변을 감시하고 화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든 군사시설로, 동북각루라고도 해요. 그 아래로 아름다운 연못, 느티나무와 함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뤄 정자의 기능도 했다고 합니다. 이름을 보면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訪花隨柳)”는 뜻의 정자(亭)죠.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언덕 높은 곳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주변을 감시하는 군사시설인 동북각루면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자의 기능도 했다.

언덕 높은 곳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주변을 감시하는 군사시설인 동북각루면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자의 기능도 했다.

다음으로는 병사들이 군사 훈련을 했던 연무대가 나와요. 군사 지휘소를 장대라고 하는데, 이곳은 동쪽에 있어 동장대라고 부릅니다. 사방이 탁 트여 시내를 바라보기 좋아요. 연무대 근처에서는 수원화성의 주된 관광 포인트를 순환하는 관광열차인 ‘화성어차’를 탈 수 있고, 국궁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체험하는 모습을 보며 산책을 계속했죠. 여기서 잠깐 성곽에서 내려와 평지를 걸었습니다. 바로 창룡문의 전경을 보기 위해서죠.

창룡문은 수원화성의 동쪽 문이에요. ‘동쪽을 지키는 신성한 청룡’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 옆에는 하늘 위에서 아름다운 수원화성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플라잉 수원’이 있어요. 현대적인 열기구와 웅장하고 멋진 성문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또 날씨가 좋아서인지 반려견과 산책하거나 연을 날리는 가족들도 많았죠.

창룡문 근처 평지에서는 사람들이 연을 날리거나 반려견과 산책하기도 한다.

창룡문 근처 평지에서는 사람들이 연을 날리거나 반려견과 산책하기도 한다.

다시 성곽에 올라 남수문으로 가는 길에서는 멋진 봉돈(봉수대)을 볼 수 있습니다. 봉돈은 봉화 연기를 올려 신호를 보내 적의 침입을 알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설이에요. 보통 봉수대는 높고 인적이 드문 곳에 두는데요. 화성에서는 시야가 트인 동쪽에 설치해 화성행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남수문에 도착했습니다. 성곽에서 내려오는 길을 따라가면 바로 수원천 길을 걸을 수 있어요. 수원천을 따라 북수문 쪽으로 걷다 보면 ‘수원화성박물관’이 나옵니다. 꼭 실내 전시물 관람을 하지 않더라도 야외에 거중기·녹로 등 수원화성을 짓는 데 사용했던 기구를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수원화성의 봉돈은 보통 봉수대를 산 정상처럼 높고 인적이 드문 곳에 세운 것과 달리 성벽에 맞물려 벽돌로 지은 것이 특징이다.

수원화성의 봉돈은 보통 봉수대를 산 정상처럼 높고 인적이 드문 곳에 세운 것과 달리 성벽에 맞물려 벽돌로 지은 것이 특징이다.

다시 북수문에 도착해 산책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산책코스와 체험이 마련됐고 화성행궁 야간 개장도 하니 여러 번 둘러보아도 좋겠어요. 다음에 다시 온다면 남수문 옆에 있는 팔달문에서 시작해서 산등성이를 따라 반대편 성곽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또 창룡문과 야경도 감상하고 싶어요. 그날 비가 온다면 수원화성박물관을 둘러봐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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