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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ODA로 도약하는 한국·베트남 산업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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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오는 22일 국빈 방문이 예정된 베트남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나라다. 일단 젊다. 9800만 명 넘는 인구 중 절반이 35세 미만이다. 25%는 15세 미만이다. 수공예품이 유명할 만큼 손재주도 좋다.

여기에 인건비는 중국의 40% 수준이고 외국계 기업에는 설립 후 16년 차부터 정상 법인세를 부과하는 등 파격적인 투자 유치 정책을 실시한다. 그래서 코카콜라·나이키 같은 소비재 기업은 물론,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많은 첨단 제조 기업들이 베트남에 주목한다.

베트남은 우리와는 더욱 각별하다. 수교 30년 만인 지난해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은 우리나라 3대 교역국이자, 무역 흑자 1위 국가에 등극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도 일찌감치 2012년부터 베트남과 소재부품 분야 기술협력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426억원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수행 중이다.

그 사이 우리의 국제적 지위는 상승했고 10년 넘은 산업에너지 ODA 사업도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졌다. 이에 발맞춰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차세대 ODA의 추진 방향을 ▶그린 ▶기술 ▶공급망의 3대 분야로 설정한 것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마침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온실가스 국외 감축에 관한 협약을 맺은 최초의 국가다. 그린 ODA 프로젝트를 통한다면, 탄소중립 노력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공유가 가능하다.

또한 기술 ODA는 단순 물품 공여가 아니라 수원국의 산업기술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하우 전수, 연구 인프라 구축, 기술 지도를 묶어 제공하는 것으로서 현재 노동 중심에서 기술 중심 고부가 산업구조로 탈바꿈하려는 베트남에 꼭 들어맞는 지원이다.

공급망 ODA 분야에서도 베트남은 중요하다. 니켈, 흑연,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다량 보유한 세계 2위 희소금속 매장 국가이기 때문이다. 원자재 확보를 넘어 생산·수송·저장·가공·유통까지 고려해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베트남은 아세안 권역 산업기술 협력의 구심점이자 향후 우리의 그린-기술-공급망 ODA 추진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라 할 만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ODA를 비롯한 개발협력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트렌드 대응 과정에 ODA를 적극 활용하자. 수원국의 필요를 파악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면 상호 호혜적 협력이 가능하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인 한국과 베트남이 산업기술 분야 협력 관계를 더욱 긴밀히 진전시키는 데 있어서, ODA는 든든한 도약의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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