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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00만원 깎였다…노사 갈등 치닫는 광주시립요양병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시립병원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두고 노사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노조원 해고 문제 등이 겹치면서 노조 측은 파업에 돌입했고, 의료재단 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18일 광주시와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정신병원 등에 따르면 빛고을의료재단은 지난 2월 1일 광주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시립병원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4개월 동안 직원 6명이 해고, 8명이 견책·주의 등 징계를 받았다.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호봉제→연봉제…최대 100만원 삭감

의료재단은 재정난을 이유로 직원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월급은 많게는 100만원, 적게는 10만원가량이 삭감되거나 동결됐다고 한다. 노조 측은 임금체계 개편이 부당하다며 병원에서 팻말 시위로 항의하다 업무방해로 인사위원회에 넘겨져 징계를 받았다. 또 물리치료사 3명, 작업치료사 3명 등 노조원 6명은 해고된 데 이어 형사고소까지 된 상황이다.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재단 측 “시세대로…임금 올린 노조원도 있어”

의료재단은 광주시가 공공의료사업단을 통해 조사한 결과 전국 공립·시립병원은 수익의 50~55%가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 병원 인건비는 80%에 육박해 임금 인상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재단 관계자는 “급여테이블을 들여다보니 노조원 중 14명은 수당까지 붙여 겨우 최저시급을 받고 있어 오히려 임금을 인상했다”며 “삭감됐다 하더라도 광주 평균 임금보다는 높은 수치”라고 했다.

재단 측은 이런 임금 체계 때문에 이전 위탁사인 우암의료재단은 5년 동안 50억원 이상 적자가 났다고 한다. 재단 관계자는 “공공의료를 하면 착한 적자가 날 수 있지만, 인건비 포지션이 전국 상위권을 웃도니 우암의료재단측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수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노조 파업에 직장폐쇄 단행

노조는 이전 위탁사와 체결한 임금 협약을 현 재단이 승계하지 않고 임금체계를 일방적으로 개편했다며 비판한다. 재단이 징계로 대응하자 노조는 지난 15일 파업에 돌입, 해고 노조원 복직과 호봉제 임금체계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에는 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식당조리원 등 전체 노조원 97명 중 30여명이 참여했다. 병원 전체 종사자는 187명으로, 노조원 중에서도 필수인원과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은 참여하지 않았다.

의료재단은 같은 날 오후 6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근로 복귀와 병원 시설 출입을 통제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 공고 이후 병원 현관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과 민주노총 산별 노조원 등 연대 단체 관계자 50여명을 퇴거 불응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지난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병원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노조원들이 지난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고 해고 노조원 복직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병원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해당 병원 입원 환자는 요양병원 200여명, 정신병원 160여명 등이었다. 파업이 시작되자 요양병원 환자 중 30명을 협력 관계인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재단 관계자는 “파업 참여 노조원이 없어도 병원 운영에 차질은 없다”며 “환자를 버린 직원들은 직장에 돌아오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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